소수의 집중적 이익과 다수의 분산된 손해가 충돌하는 문제는 공공선택론의 주요 주제다. 농산물 관세가 전형적 사례다. 특정 농산물의 수입을 제한하면 농가 일부가 이득을 보지만, 값싼 농산물을 소비할 기회를 잃은 대다수 소비자는 그만큼씩 손해를 진다.
같은 갈등 구도가 내국세의 20.79%를 초·중·고 교육에 자동 배분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개편 논의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개편을 예고하자 교육청과 교원단체, 초·중·고 교육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초·중·고 교육재정이 5조원 감소한다 치자. 조직·예산·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는 교육 관계자들로서는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정치권을 압박할 유인이 생긴다. 이른바 ‘집단행동’이다. 반면 5조원을 국민 5000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재정편익은 약 10만원 남짓에 그친다. 이 정도 이익을 위해 국민이 정책을 공부하고 조직을 결성해 시위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당연히 이러한 갈등은 국민경제 전체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관점에서 판단할 문제이며, 교육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렇지만 예산을 어디에 투입하는가에 따라 효과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초·중등 교부금은 지난 50여년간 투자가 누적되면서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이 작용해, 추가 투자 효과가 정체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년간 초·중등 학생 수가 16.5% 줄어들 만큼 감소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투자 효과가 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는 투자처의 개발이 중요하다. 예컨대 영유아 대책, 대학 및 평생 교육, 중장년 AI 교육은 저출산·고령화와 AI 확산에 따라 수요가 증대하면서 투자의 한계효율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편익을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제시하면 새로운 수혜집단도 뚜렷해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기존 예산의 감축 일변도로 개편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존 교육재정의 명목액을 갑자기 줄이지 않되, 앞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늘어나는 초과 증가분을 여타 재정 항목으로 돌리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즉 ‘교육예산 삭감’이 아니라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인적자본 투자 재배분’으로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다.
결국 집중된 이익과 분산된 손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분산된 편익을 가시화하고, 기존 수혜집단의 손실은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요구된다. 기존 수혜집단도 무조건적인 반대에서 벗어나 학령인구 감소, 노인인구 급증, AI 확산 등 사회적·기술적 변화를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때 자원 배분이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