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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좋은 대학’이란 무엇일까

중앙일보

2026.09.13 08:10 2026.09.1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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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키 도모코 도쿄 특파원

오누키 도모코 도쿄 특파원

최근 일본에서 대학을 둘러싼 두 건의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견해가 나올 정도로 소동이 일었다.

하나는 한 유튜브에서 비롯됐다. 명문대를 나온 유튜버가 일본의 여러 대학을 방문해, 학생들과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각 대학의 ‘내실’을 알리겠다는 프로그램이다. “A대엔 1지망으로 들어온 학생이 없다”는 등 다소 극단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수험생이 궁금해하는 얘기이기도 해 구독자 수는 78만 명에 달한다.

문제가 된 건 지난달 28일에 공개된 후쿠시마대에 관한 것이었다. 후쿠시마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 사고의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한 후쿠시마대 학생이 방사능 연구를 소개하자, 유튜버는 후쿠시마대의 입시 난이도를 근거로 “방사능과 원자력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후쿠시마대에겐 손대게 하고 싶지 않다”며 조롱했다.

2025년 2월 도쿄대 입시 당일 한 수험생이 언론 인터뷰하고 있다. 오누키 도모코 특파원

2025년 2월 도쿄대 입시 당일 한 수험생이 언론 인터뷰하고 있다. 오누키 도모코 특파원

이에 대해 후쿠시마대 학장은 “학생과 교직원의 존엄성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쓰모토 요헤이 문부과학상도 “대학의 연구 역량을 편차치(대학 입시 난이도)로 판단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유튜버는 사과하고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또 하나는 일본의 교육계 권위인 혼다 유키 도쿄대 교수가 지난 1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그는 황실에 속한 아소 다로 전 총리의 조카딸 얼굴 사진을 게재한 게시물을 인용해 “유전적 요인의 무서움을 느낀다”고 썼다. 이 글에 “핏줄에 의한 차별, 인권 침해”란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혼다는 추가로 ‘해설’을 X에 올렸다. 지난 7월 통과된 황실전범 개정과 관련해 “아소가 자신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친척을 우대하려는 행위를 지적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마쓰모토 문부과학상은 “도쿄대쪽이 혼다에게 주의를 줬다”고 밝히면서 “타인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언행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비난했다. 혼다는 아직까지 사과를 하지 않았고 게시물도 지우지 않고 있다. 그러자 온라인상에서 도쿄대 교수직 해고를 요구하는 운동이 시작됐다. 혼다와 도쿄대의 미흡한 대응에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두 사건을 계기로 ‘학력 지상주의(至上主義)’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들어가기 어려운 학교가 그만큼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느냐는 의문이다. “꼭 그렇지 않다”는 답은 누구나 충분히 안다. 그러면서도 수험생은 ‘좋은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학부모 역시 합격을 기원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합리적·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오누키 도모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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