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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업체인 척 934억 돈세탁…‘외주형 세탁조직’ 7명 구속

중앙일보

2026.09.13 18:53 2026.09.1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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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상품권 유통업체로 위장해 사기조직의 범죄수익금 934억원을 세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사기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고 수수료를 받는 대가로 돈세탁만 맡은 이른바 ‘외주형 자금세탁 조직’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40대 총책 A씨 등 7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과 경기 안산·고양·시흥 등 수도권 5곳에 유령 상품권 업체를 차린 뒤 934억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돈은 투자 리딩방 사기나 중고물품 거래 사기 등을 벌인 범죄조직에서 흘러들어왔다.

피해자가 범죄조직이 알려준 계좌에 돈을 보내면 조직은 여러 개의 2·3차 계좌를 거쳐 A씨 등이 운영하는 상품권 업체 명의 계좌로 송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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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최대 10억원 현금화

A씨 일당은 업체 계좌로 들어온 돈을 현금이나 수표로 바꿨다. 계좌별 출금 한도에 맞춰 돈을 인출한 뒤 한도를 채우면 다른 조직원의 계좌로 옮겨 다시 찾는 방식을 썼다.

이런 식으로 하루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인출한 돈은 사무실에 보관하다 이를 찾으러 온 범죄조직 측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확인한 5개 업체 계좌의 입금액은 모두 934억원에 달했다. 검거 당시 계좌에는 별다른 잔액이 남아 있지 않아 돈세탁은 모두 끝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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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장부까지 만들었지만 상품권 거래 ‘0’

이들이 상품권 판매업체로 위장한 이유는 거액의 입출금을 정상적인 영업 활동으로 꾸미기 위해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상품권 유통업은 대량의 상품권을 거래하면서 큰돈이 오갈 수 있다. 이들은 자금 출처를 추궁받더라도 상품권 거래 대금이라고 둘러대기 쉽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오프라인 사무실도 마련했다. 정상적인 업체처럼 보이기 위해 가짜 거래 장부까지 작성했지만 실제 상품권을 사고판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범죄조직의 사기 범행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대신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범죄수익을 현금화하는 역할만 전담했다.

과거에는 사기조직 내부에서 여러 계좌로 돈을 돌리거나 인출책을 동원해 범죄수익을 현금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사기와 자금세탁을 별도 조직이 나눠 맡은 셈이다. 경찰은 범죄조직이 점조직화·분산화하면서 자금세탁까지 외부 조직에 맡기는 사례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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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 사기 자금 추적하다 덜미

경찰은 투자 리딩방 사기 사건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중 관련 계좌를 발견해 자금세탁 조직을 특정했다.

올해 2월부터 조직원들을 차례로 붙잡아 검찰에 넘겼으며 총책 A씨도 지난 11일 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A씨는 전반적인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조직이 직접 자금세탁까지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전문 조직에 맡기는 방식으로 범죄가 외주화하고 있다”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을 추적하는 한편 자금세탁을 의뢰한 범죄조직과 수수료 규모 등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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