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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60㎞ 추락하며 기도” 이란서 격추 당한 美장교 생환기

중앙일보

2026.09.14 00:51 2026.09.14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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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파괴된 미국 항공기 잔해 사진. AP=연합뉴스

지난 4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파괴된 미국 항공기 잔해 사진. AP=연합뉴스

지난 4월 이란 공습 작전을 수행하다가 전투기 격추로 조난당한 뒤 극적으로 구출된 미국 공군 대령의 생존기가 공개됐다.

당시 작전에서 자신의 임무 호출부호였던 ‘듀드(Dude) 44 브라보(Bravo)’로만 신원이 공개된 이 대령은 13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이스파한 남부 적진 한가운데로 추락하던 당시 상황과 이후 구출 과정을 대중에 처음으로 털어놨다.

지난 4월 2일 브라보와 조종사가 타고 있던 2인승 F-15E 전투기는 이란의 핵물질 축적지 인근 드론·미사일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출격했다가 이란군의 휴대용 미사일에 피격됐다.

전투기에 화재가 발생하자 두 사람은 비상 탈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전투기가 격추될 때 브라보의 낙하산이 손상돼 정상적으로 펼쳐지지 않았다. 이에 브라보는 시속 113~161㎞의 속도로 추락했고 지면에 충돌하는 과정에서 척추·팔·어깨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브라보는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은 것을 봤을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다”며 “추락하면서 ‘주님,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하지만 이 시련을 이겨내려면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질로 잡혀 이란 방송에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몸을 이끌고 해발 약 2100m의 절벽 고지대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이후 전투기의 잔해 사진은 이란 언론에 공개됐고 이란의 무장 수색대는 브라보가 숨어있던 곳의 수백m 앞까지 추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구출 부대는 작전 시작 6시간 만에 조종사를 구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란군과의 총격전 속에 브라보를 찾지 못해 일단은 철수해야 했다.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브라보의 정확한 위치를 먼저 파악하는 데 성공했고 미군은 46년 만에 이란 영토 내로 병력을 전개해 구조에 나섰다.

고지대에서 물과 음식 없이 약 50시간을 버틴 브라보가 자신을 발견한 미군 구조대를 본 뒤 첫마디는 “가자”(Let’s go)였다. 브라보는 구조대 도착을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였다”고 표현했다.

브라보는 이번 구출 작전에 대해 “단순히 내가 살아 돌아온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단 한 명의 부하도 적진에 남겨두지 않는다는 미국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군과 국가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역사적 사례”라고 말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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