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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청장은 21개월째 공석…개혁 기구만 우후죽순

중앙일보

2026.09.14 08:22 2026.09.1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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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경찰 개혁은 검찰 개혁보다 더 강력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적당히 이뤄지는 방식으로 넘어가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어제 “뼈를 깎는 각오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 수사 축소 의혹 등이 불거진 데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하는 개정 형사소송법(형소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일요일인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경찰 150여 명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백일현 기자

일요일인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경찰 150여 명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백일현 기자


경찰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경찰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연히 경찰 개혁이 필요하다. 하지만 난립에 가까울 만큼 옥상옥처럼 경찰 안팎에 개혁 기구가 만들어지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일엔 ‘국민참여·현장동행 경찰개혁단’이 출범했다.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 이후 국가수사본부 산하엔 수사개혁위원회가 꾸려졌다. 경찰청에는 ‘개정 형소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FT)’가 운영되고 있고, 국회에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경찰 개혁 TF가 가동 중이다. 국무총리실 산하에도 별도 경찰 개혁기구가 구성될 예정이다. 경찰 개혁을 논의하는 기구만 5개다.

개혁과 관련한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더라도 중구난방식으로 만들어진 기구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그칠 수 있다. 현장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해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보다는 개혁이란 기치를 내건 채 여론 무마를 위한 미봉책만 쏟아낼 가능성 때문이다. 한두 달 사이 급조된 경찰개혁기구는 실제로 개혁을 할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런 의구심이 단순한 노파심이 아닌 이유는 분명하다. 개혁기구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경찰 개혁의 방향을 잡고 끌고 갈 리더십은 공백 상태로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장 자리는 21개월째 비어 있다. 직무대행 체제로는 기구마다 제각각 진행되는 개혁 논의를 조율하고 일원화하기엔 역부족이다. 경찰 개혁 논의 자체가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효성을 따지지 않은 개혁안이나 대책은 오히려 현장의 혼선을 가중시켜 각종 부작용과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민생과 국민 치안을 책임질 경찰의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산재한 개혁기구를 정리하고 논의를 일원화해 실질적인 개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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