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과 잠복, 증거 수집과 위치 추적까지 탐정의 조사 과정을 현장의 언어로 보여드립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탐정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도 가감 없이 기록했습니다. 더중앙플러스 새 시리즈 ‘탐정 25시’ 1회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 '참교육' 일부 내용 캡처. '참교육'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을 직접 응징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 넷플릭스 캡처
이제 학교폭력을 저질렀다가는 생활기록부에 기록돼 대학 입시는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아무리 미성년자라곤 하나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해 평생의 상처를 남겨놓고, 정작 가해 당사자는 정상 궤도의 삶을 아무렇지 않게 구가하는 부조리가 방치돼선 안 된다는 사회의 자각에 의해서다.
문제는 이 제도가
교내 일진 무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위가 높은 집단 폭행이나 괴롭힘을 주도하는 그들에겐 대학 진학 의사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지역 선배들 밑으로 들어가 불법으로 빠질 준비가 돼 있다.
“딸을 괴롭히던 집단은 경기 연합이라는 일진 학생들이었다.”
외동딸을 둔 김성원(47·가명)씨는 대기업 유통회사의 차장이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그는 지난해 4월 오후 반차를 내고 아내와 함께 서울 영등포 보라매공원 앞 카페를 찾았다. 지인들에게 묻고 물어 간신히 연락이 닿은 흥신소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딸의 학폭 피해 자료 60여 장을 흥신소장은 몇 장 들춰 보고는 바로 덮었다.
“이런 일에는 돈이 좀 듭니다. 착수금 500만원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실 분들도 봬야 하니 추가 비용도 들 겁니다.”
김씨는 자기 딸과 일진 무리만 떼어내 주면 된다고 했다. 거창한 방식도, 보복도 원치 않는다. 덩치 좋은 남성 두어 명을 삼촌으로 위장해 등하교 때 경호해주는 방식이 있다고 언젠가 신문에서 봤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했다.
" 사장님, 그러면 그냥 짱구 되는 거예요. 요새 애들 눈치가 얼마나 빠른데. 삼촌 아닌 거 들통나면 어쩌려고요. 그리고 경호는 뭐 따님이 졸업할 때까지 붙이려고요? "
「
교실 내 치외법권
」
김민지양(17·가명)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재구성. 중앙포토
김씨의 딸 민지(17·가명)양은 여느 때처럼 복도를 지나는데 1년 위 여자 선배가 “인사 똑바로 하라”고 쏘아붙였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선배였다. 연예인을 준비하는 딸이 학교에 자주 빠지는 게 아니꼬웠던 듯했다. 무시하고 지나가자 뒤에서 “연예인병 걸린 미친X”이라는 욕설이 날아왔다. 그때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
2~3학년 남녀 선배들이 쉬는 시간이며 점심때마다 교실로 들어와 동급생들이 보는 앞에서 딸에게 욕설하고 가방을 털어 화장품을 바닥에 팽개쳤다. 손찌검은 기본이고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리기도 했다. 그게 보름 동안 이어졌다. 반 친구들은 본 척도 안 했다. 어설프게 끼어들었다간 같은 처지가 된다. 교실의 불문율이다.
하교 때는 교복도 안 입은 10대들이 배달 오토바이를 끌고 와 딸을 따라다녔다. 그러면서 집 주소까지 알아냈다. 아파트 경비원이 나가라고 했지만 그들은 단지 내에서 경적을 울리며 소란을 피웠다. 누군지도 모를 다수의 번호로 협박 문자도 하루에 몇 통씩 날아들었다.
" 네 부모한테 말하면 오토바이로 네 부모 쳐서 죽일 거. 집에도 불 질러줄게. 어차피 우리 촉법이라서 괜찮음ㅇㅇ. "
소위 말하는 일진 상당수는 학교 선배를 따라 불법적인 일로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리딩방 사기, 토토사이트 운영, 대포통장 모집 등 조직적인 불법을 저지르는 MZ 조폭들은 실제 학교 선후배 관계로 결성된 경우가 많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계없음. 인천지방검찰청
4월 중순, 김씨 부부는 학교로 가서 딸의 학폭 피해를 신고했다. 가해 학생 3명에게 처분이 내려졌다. 사태가 가라앉을 거란 생각은 지독히도 순진한 발상이었다.
기어코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짧은 문구와 함께.
‘민지 반 죽여놓는 날^^’
사진에는 전신 문신을 한 10대 30여명이 모여 있었고, 사진이 찍힌 장소는 김씨 아파트 동 앞이었다.
(계속)
김씨는 친누나의 대학 동창인 현직 부장판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돌아온 답은 충격적이었다.
“솔직하게요? 그냥 유학 보내세요.”
부모는 결국 흥신소장에게 의뢰를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일주일 뒤, 탐정은 경기권 조폭을 데리고 왔다. 아버지는 정체를 알고 절대 안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외동딸의 학폭 피해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리고 그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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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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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5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