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브로커 양모씨와 찍은 셀카. 양씨는 2019년 11월 이 사진을 본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했다. 중앙포토
" 저 이번 정부에 핵심 분들 진짜 많이 알아요. 비서실장부터 해서 되게 많이 알아요.(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9월 1일 통화) "
" 국민의힘은 이런 게 좋아요. 말을 하면 되게 빨라. 되든 안 되든.(20대 대선 6일 뒤인 2022년 3월 15일 통화)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오빠’라 부르는, 일명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 브로커’ 양모(47)씨. 그는 제약회사 제넨셀 설립자 강세찬씨와 통화하면서 여야를 넘나드는 인맥을 과시했다. 그가 실명을 거론한 정치인만 6명(김승원·최재성·한병도·송영길·이낙연·원희룡)이고, 실제 아는 사이로 확인된 건 2명(김승원·최재성)이다.
한동훈 의원이 지난 3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양씨의 통화 녹취록(통화 상대는 김승원·최재성·제넨셀 설립자 강씨)은 정국을 뒤흔들었다. 김승원 후보자 측은 녹취록 일부가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반박했으나 나머지 녹취록 내용에 대해선 부정하지 못했다. 10일부터는 양씨가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과 모 검사에게도 양씨 본인 사업과 다른 사건과 관련해 로비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록이 진보 성향 매체 3곳을 통해 공개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양씨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직전, 그간 지키던 침묵을 깼다. 14일 공개된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자신을 ‘룸살롱 마담’으로 규정한 한동훈 의원의 주장에 반박하며 정정·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결국 15일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집중 검증해야 할 건 양씨의 신약 로비 의혹이다. 과연 진실은 뭘까.
‘이팩트: 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양씨의 인맥이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뿌리부터 추적했다. “유흥주점” “로테이션 빠”(법원 판결문 표현)를 운영했고, 기업가로 변신했던 그는 어떻게 브로커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한동훈 의원과 언론 등이 그간 공개한 녹취록 전체, 양씨 관련 판결문도 종합 분석했다. 독자가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부분을 가급적 그대로 전하며, 김 후보자 측이 반박한 부분을 붉은 글씨로 첨부했다.
이를 통해 로비 의혹의 전말을 쫓았다. 이 여정은 양씨의 인맥 뿌리부터 시작한다.
‘로테이션 빠’의 과거와 현재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건물. 양씨는 약 20년 전 이 자리에서 '로테이션 바'를 운영했다. 황수연 기자
지난 9일 오후 5시쯤 찾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건물.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거리로는 7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아파트 5층 안팎 높이의 이 건물에는 미용실과 피트니스센터, 웨딩숍 등이 들어서 있다. 출입구로는 젊은 손님들이 드문드문 오갔다.
건물은 좁은 2차로 골목을 사이에 두고 2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마주 보고 있다. 건물 주변으로는 한우 전문점 등 여러 고깃집과 작은 카페, 와인바 등이 눈에 띄었다. 풍경만으로는 이곳의 과거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약 20년 전, 이 건물에는 양씨가 운영하던 ‘로테이션(회전) 빠(bar)’가 있었다. 과거 한국보다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던 주점 형태다. 양씨와 한때 교류했던 공익신고자 A씨는 이팩트 취재팀에게 이렇게 증언했다.
" 양씨가 ‘로테이션 바는 일본에서 배워온 방식’이라고 했다. 본인이 로테이션 바를 한국에선 최초로 열었다고 주장했다. "
(계속)
[단독] “승원 오빠” 다음은 “재성 오빠”…‘빠’사장 양씨의 로비 스캔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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