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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까지 막혔는데…트럼프 “경유 급등 우크라의 러 공격 탓”

중앙일보

2026.09.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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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국제유가, 특히 미국에서 폭등한 경유 가격이 오른 이유가 자신이 시작한 이란전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자신의 골프장에서 열린 골프대회에 참석한 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가 골프 대회에 참석하던 중 사우디의 육상 운송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은 세력의 공격을 받아 원유의 우회 운송이 중단됐지만, 트럼프는 특별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모두 잘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자신의 골프장에서 열린 골프대회에 참석한 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가 골프 대회에 참석하던 중 사우디의 육상 운송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은 세력의 공격을 받아 원유의 우회 운송이 중단됐지만, 트럼프는 특별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모두 잘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은 세력의 공격으로 우회 운송로인 육상 ‘동서 송유관’ 가동이 중단된 사우디아라비아는 어쩔 수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선박이 기뢰와 충돌해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기뢰가 완전히 제거됐다는 트럼프의 주장과는 상반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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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인상은 우크라의 러시아 공격 때문”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세계 디젤(경유) 가격 상승은 이란이 아니라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며 “(경유 부족은) 중동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중동에 배치된 USS 조지 워싱턴호의 비행갑판에서 한 해군이 탄약을 살펴보고 있다. 5000명 이상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이 항공모함은 이란에 대한 미 해군의 봉쇄 조치를 집행하고 있으며,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을 호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중동에 배치된 USS 조지 워싱턴호의 비행갑판에서 한 해군이 탄약을 살펴보고 있다. 5000명 이상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이 항공모함은 이란에 대한 미 해군의 봉쇄 조치를 집행하고 있으며,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을 호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전날 아일랜드 방문 중에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의 경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 인상을 촉발한 이란전쟁의 책임을 무시하고, 책임을 오히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떠넘긴 말이다.

트럼프는 이란에 대해선 “이란은 신속히, 그리고 절박하게 합의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란과) 협상에 나설지 말지 내가 결정할 것이고, 협상에 나선다는 구상 자체에는 열려 있다”고 했다.

현지시간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악마의 군대는 페르시아만에서 물에 잠길 것'이라고 적힌 대형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현지시간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악마의 군대는 페르시아만에서 물에 잠길 것'이라고 적힌 대형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은 가운데 특히 미국에서 서민 물가와 직결된 경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의 이날 주장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유가 문제가 자신이 일으킨 이란전쟁이 아닌, 자신의 임기 전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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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로까지 막힌 사우디…호르무즈 운송 시도


블룸버그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사우디가 호르무즈해협을 활용하려는 것은 트럼프의 주장대로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고 있어 해협 통과가 안전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29일(위)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파이프라인과, 1년 뒤인 지난 13일(아래) 공격을 받은 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9일(위)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파이프라인과, 1년 뒤인 지난 13일(아래) 공격을 받은 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의 원유 운송을 급격히 줄어들었고, 사우디는 그간 대체 항로로 홍해 및 육상 파이프라인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홍해 항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은 예멘에 근거를 둔 후티 반군에게 사실상 통제권이 넘어갔고, 지난 11일엔 송유관마저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AP는 “송유관 재가동까지 최소 몇주가 걸릴 것”이라며 “동서 송유관으로 원유를 우회 수출해온 사우디로서는 호르무즈를 통한 수출 확대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사우디의 전체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300만 배럴로,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호르무즈해협을 활용하려는 전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이러한 시도에 대해서도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부족과 이에 따른 운임 급등도 변수”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의 위협 속에 사우디 항구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이 사상 처음으로 하루 약 100만 달러에 육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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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뢰 제거했다”더니…기뢰 충돌해 폭발


사우디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을 시도하려는 와중에 이란 이슬람협명수비대(IRGC)는 이날 “호르무즈해협 남단 통제 구역을 통과하려던 초대형 유조선이 기뢰와 충돌해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에 공개된 보도용 영상에서 캡처한 이 항공 사진 속에 이란의 지원을 받은 후티 반군이 예멘의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한 이후 파손된 항만 시설의 모습이 확인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2일에 공개된 보도용 영상에서 캡처한 이 항공 사진 속에 이란의 지원을 받은 후티 반군이 예멘의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한 이후 파손된 항만 시설의 모습이 확인된다. 로이터=연합뉴스


혁명수비대는 공보 매체인 세파뉴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불법 통항의 위험성에 대한 사전 경고를 무시하고 구역 진입을 시도하던 해상등록번호 9325336의 초대형 유조선 엘가이가(EL GAIA)호가 기뢰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유럽선박정보시스템(EQUASIS)에 따르면 이 선박은 파나마 선적의 2만8799톤급 유조선으로 파악된다.

혁명수비대 측은 “화재 진압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현재 유조선 전체가 화염에 휩싸인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해협은 현재 봉쇄되었으며, 우리의 철저한 정보 감시 및 통제하에 놓여 있음을 단호히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린 '아일랜드 오픈' 골프 대회에 참석해 셰인 로리 선수에게 직접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린 '아일랜드 오픈' 골프 대회에 참석해 셰인 로리 선수에게 직접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선박의 기뢰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트럼프는 “호르무즈해협의 기뢰가 이미 모두 제거됐고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1.34% 오른 배럴당 101.39달러를 기록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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