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사에 메가특구 특별법 노동 특례 관련 사회적 대화를 공식 제안했다. 최대 쟁점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노동자 근로시간 규제 예외)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을 빠른 시일내 조율해 이달 중 ‘메가특구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연내 처리한다는 목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연구직 대상 주52시간 예외적용, 파견근로 가능업무 확대 등 노동규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15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노동 특례는 메가특구특별법의 핵심 사항”이라며 “오늘 정부는 메가특구특별법 노동 특례에 대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과 양대 노총 위원장 차담회에서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 현안의 해법을 찾기로 한 만큼,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메가특구특별법안 마련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동 특례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특례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기업과 우려를 제기하는 노동자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이해당사자인 노사가 직접 참여해 상호 간 충분한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메가특구 특별법은 지역균형성장과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법안이다. 재정·금융·세제·인프라 구축 등 광범위한 규제 특례와 정책적 지원이 담길 예정이다. 하지만 특구 내에서만 적용되는 노동 특례의 범위와 수준에 대한 노사 입장 차가 여전히 첨예하다.
앞서 지난 4일 당정이 공유한 메가특구 특별법 초안에는 52시간 예외라는 문구 대신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기존 제도를 활용한 선택적 근로시간제 개편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고소득 전문직 및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법정 근로시간 상한과 초과근로 가산수당 적용을 면제하는 제도다. 정액 연봉이나 소득 상위 기준을 충족하면 사실상 주 52시간 규제의 빗장을 푸는 효과가 난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 역시 개별 입주 기업의 실제 수요와 거리가 있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대화의 조정자로서 노사 주체가 화답하는대로 빠른 시간내 첫 번째 회의를 소집해, 운영 방식이나 기간, 의제들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대화 테이블에 오를 핵심 의제로 주 52시간제 예외 허용과 기간제 2+2(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2년 연장)을 꼽았다. 그는 “이 두 가지 의제만 집중하더라도 양측의 다양한 요구가 나올 수 있다”며 “반드시 해법을 찾아낼 수 있고, 찾아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실근로시간단축, 퇴직연금 제도 등도 3개월 논의해 결론을 도출했다”며 “당사자들의 대화 의지만 있다면 3개월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회적대화는 양대 노총이 먼저 제안했다는 점에서 일단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사노위 밖에서 ‘원포인트’ 형태로 노사정 사회적대화가 진행되는 건 2020년 5월 코로나19 대응 이후 6년여 만이다. 다만 대화체가 가동된 후엔 개별 사안을 두고 노사가 격렬히 대치할 수 있다.
한국노총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가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논의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한국노총의 참여가 노동 특례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구체적인 사안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청년 노동 타운홀미팅’에서 몇몇 기자들과 만나 “정기국회 내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라면 (준비 기간 빼고) 한 달 남짓이라 사회적대화가 요식 행위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지만, 대화하자는 데 안 들어가기도 뭐한 상황“이라며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선발의 후논의’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법안을 먼저 발의하면 절대 안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