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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송유관 피격에 11월 국내 원유 수급 ‘빨간불’

중앙일보

2026.09.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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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드론에 피격된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위성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10일 드론에 피격된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위성 사진. AFP=연합뉴스

중동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수송로가 드론 공격으로 멈춰서면서 국내 원유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9~10월 도입 물량은 대부분 확보돼 당장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달 선적분이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 11월 이후 국내 원유 수급 불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를 수출하는 핵심 통로로 활용해온 동서 송유관이 최근 공격을 받은 뒤 가동을 중단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지르는 총 1200㎞ 길이의 동서 송유관을 통해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보내 수출해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송유관 최소 두 곳이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가동이 멈췄다. AP통신은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송유관이 다시 가동되기까지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국제유가도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101달러를 웃돌았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23.66달러까지 치솟으며 일주일 사이 21.3% 급등했다.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메디나 지역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발생해 핵심 송유관인 동서 파이프라인의 가동이 11일 중단됐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메디나 지역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발생해 핵심 송유관인 동서 파이프라인의 가동이 11일 중단됐다. 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전날 문신학 차관 주재로 정유업계와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원유 확보 상황과 향후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정유업계는 9~10월 도입 예정 원유를 평시 대비 90% 이상 확보한 만큼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는 통상 2~3개월 전에 계약과 선적이 이뤄지는 만큼 이미 확보된 물량에는 당장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11월 이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달 선적 예정 물량부터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그 여파가 11월 국내 도입 물량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전체 수입 원유 가운데 사우디산 비중은 지난 7월 기준 34.1%에 달한다.

동서 송유관 복구가 늦어질 경우 사우디산 원유를 대체할 물량을 다른 지역에서 확보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운송비와 보험료 상승 등 추가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에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해외 원유 확보 사실을 입증하면 정부가 비축유를 먼저 빌려주고, 이후 대체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면 돌려받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해당 제도를 다시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또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중동산 원유를 들여올 때 지원하는 운임 차액 지원 비율을 다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은 국내 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3월 13일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초 6개월 한시 운영을 목표로 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연장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조만간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기준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원유 가격과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까지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경우 전기와 난방 요금 등 공공요금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우디 송유관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수급 불안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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