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2026년 인도·태평양 군 고위급 회의’에서 양즈빈(가운데) 동부전구 사령관(상장·대장)이 잠가국 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양 사령관은 내년 하반기 열리는 제21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차기 중앙군사위에 진출이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AP=연합뉴스
15일 제13회 베이징 샹산(香山)포럼이 사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미국에서는 국방부(전쟁부) 국장급 대표단이 참석한 반면, 대만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일본은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샹산포럼은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서구 주도의 아시아 안보회의에 맞서 중국이 1.5트랙 협의체로 만든 다자안보포럼이다. 2006년 격년제로 시작한 샹산포럼은 2014년부터 매년 개최됐으나, 2017년과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2022년에는 열리지 않았다.
올해 포럼은 ‘안정을 위한 합의 구축, 안보 거버넌스 증진’을 주제로 16일 둥쥔(董軍) 국방부장이 개막 연설에 나선다.
중국 주최측은 60여명의 장관 및 참모총장급을 포함해 10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다음 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회담 영향으로 미국과 서방 동맹국에 대한 중국의 공개적 비판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대신 베이징과 도쿄의 긴장 관계를 고려할 때 일본이 주된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15~17일 제13회 샹산포럼이 열리는 베이징 국제회의중심에 포럼의 과거 연표가 걸려 있다. 사진 샹산포럼 홈페이지
제임스 차르 싱가포르 남양공대 교수는 “중국이 이 포럼을 일본의 전시 과거 역사를 거듭 거론하고, 도쿄의 이른바 ‘재무장화’ 움직임을 비판하는 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공식 초청을 받지 못하면서, 예년에 참석했던 주중 일본대사관의 무관도 올해는 불참하고, 대신 친중 성향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 민간 인사들이 참석한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올해 포럼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미국 군 대표단 동향이다. 지난해 주중 대사관 무관을 파견했던 미국은 올해 신시아 잰시 카라스 국방부 중국·대만·몽골 담당 수석 국장이 대표단을 인솔해 참가한다.
이번 샹산포럼을 비롯해 최근 미·중은 활발한 군사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6명에 불과한 현역 상장(대장) 가운데 한 명인 양즈빈 동부전구 사령관이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열린 ‘2026년 인도·태평양 군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태 사령관과 회담을 가졌다. 양 사령관은 내년 가을 21차 당 대회에서 차기 중앙군사위 진출이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최근 인공지능(AI)에 의한 인류 멸망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신흥 기술과 AI가 주된 의제로 등장했다. 자오샤오줘(趙小卓) 샹산포럼 사무국 전직 학술주임은 “AI와 신흥 군사기술 관련 의제가 예년보다 비중과 중요성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주치차오 중국 국방과학기술대 대교(대령) 사회로 블라디미르 노로프 전 우즈베키스탄 외교부 장관과 오바이드 알 카트비 아랍에미리트 전 차관보가 인공지능의 국제안보 거버넌스 강화를 주제를 다루기도 했다.
한국은 국방대 부총장이 정부 대표단 단장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연구원 관계자도 참석해 안보도전에 대응하는 아시아 모델, 아·태 안보의 도전과 대응을 다루는 세션에 참가한다.
16일 포럼 개막식에서 둥쥔 국방부장이 내놓을 대만 해협 정세와 관련한 발언 수위도 주목된다. 둥쥔 부장은 2023년 전임 리상푸 부장의 낙마로 장유샤 당시 중앙 군사위부주석이 개막 연설을 한 데 이어 2024~25년 개막식 연설을 맡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만의 중국 반환은 전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구성 부문”이라며 대만 문제를 다루는 중국의 프레임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