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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뛸래요” 한국의료에 웃은 14살

중앙일보

2026.09.15 08:01 2026.09.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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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프지 않고 건강할게요.”

필리핀 소년 빈센트 발렌테(14·사진)는 임재홍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새끼손가락을 걸고 이렇게 약속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아온 빈센트는 “이제 친구들처럼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며 웃었다.

15일 분당서울대병원은 빈센트가 심장 수술을 마치고 지난 9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밝혔다. 약 일주일간 통원 치료가 끝나면 필리핀으로 돌아간다.

빈센트가 고향에서 3000㎞ 넘게 떨어진 한국을 찾은 사연은 이렇다. 필리핀 세부의 저소득층 청소년 기숙학교 ‘마리아 소년의 집’에 재학 중인 빈센트는 심방중격결손(ASD)을 앓았다. 심장의 좌심방과 우심방을 나누는 벽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생후 6개월 무렵 심한 기침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심장질환을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집에서 5시간 거리에 있었다. 가정 형편도 넉넉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예상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필리핀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건강 사업을 진행하는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가 마리아 소년의 집 학생들을 검진했고, 빈센트의 심장질환을 확인했다. 센터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빈센트를 한국으로 초청했다.

지난 1일 입원한 빈센트를 진단한 의료진은 ASD뿐 아니라 부분폐정맥환류이상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폐에서 산소를 머금은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는 폐정맥의 일부가 좌심방 대신 다른 곳으로 연결된 상태였다. 수술이 훨씬 까다로워졌다는 의미다. 병원 관계자는 “오랜 기간 방치된 탓에 심장이 정상보다 많이 컸고, 폐혈관도 늘어나 있었다”고 전했다. 4일 이 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협진으로 진행한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 집도의 임재홍 교수는 “여러 후원기관의 도움 덕분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의료진 모두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혜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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