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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넘긴 미 10년물 국채 금리…“금리 낮출 계기가 없다”

중앙일보

2026.09.15 08:03 2026.09.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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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며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고쳐썼다.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자금조달 비용의 기준점이자 미국 경제의 ‘체온계’로 통한다. 1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17%까지 치솟았다(채권 가격은 하락).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금리는 4.988%로 내려와 장을 마쳤지만, 15일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는 다시 장중 5.03%까지 올랐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스콧 크로너트 씨티 미국 주식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5% 선을 “넘어서는 안 될 선(line in the sand)”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이번 금리 급등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그리고 채권 공급 과잉이 겹친 결과다.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109.8달러까지 치솟는 등 중동 분쟁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대비 3.4% 상승하며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90% 이상 반영하고 있다. 실제 인상하면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에드 알후사이니 컬럼비아스레드니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대혼란(pandemonium)이 벌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수급 불균형도 한몫했다.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섰고 재정적자를 메우려 대규모 국채를 찍어내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설비 투자를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국채시장 규모는 2007년 약 4조5000억 달러에서 현재 32조 달러로 불어났다. 시장 유동성을 정부와 AI 기업이 동시에 흡수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보상)를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5% 돌파’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뉴노멀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23년 10월에는 고용과 물가가 둔화하며 금리가 빠르게 내려온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하락을 이끌 촉매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 2월 올해 미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을 내놨던 스티븐 배로우 스탠다드은행 G10 전략 총괄은 블룸버그에 “우리는 ‘장기 고금리(higher-for-longer)’ 체제에 진입해 있다”고 진단했다. 자크 그리피스 크레디트사이츠 거시전략가는 “10년물 금리가 5.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5%대 금리가 굳어지면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다시 7%에 육박하는 등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하방 압력이 커진다. 조달 비용 증가로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등 설비 투자가 위축된다. 미국 정부가 불어난 이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추가 발행하면서, 다시 금리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그레그 피터스 PGIM크레딧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통적인 경기침체 외에는 금리를 낮출 마땅한 계기를 찾기 어렵다”고 짚었다.

국내에도 후폭풍이 우려된다. 15일 오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091%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연 4.6%로 6.4bp 올랐다. 전날에는 각각 4.025%·4.536%로 마감하며 4.0%·4.5% 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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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5%대 뉴노멀 우려…국내증시도 타격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발행액은 1272조8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급증했다. 둘 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일반 회사채를 통한 장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만기가 짧은 단기 자금 시장에 기대 ‘급한 불’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경우 이 같은 단기 차입 구조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만기가 수개월 단위로 짧아 금리 상승 충격이 바로 반영돼서다. 한계 기업들의 단기 채무 차환과 이자 상환 부담이 급증하고, 연구개발(R&D) 등 미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일반 대출금리로 전이되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 압박 역시 한계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증시에도 부담 요인이다. 한미 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과 사실상 무위험의 ‘5%대 투자 대안(미 국채)’이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1원 상승한(원화가치는 하락) 1359.4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6월29일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11포인트 하락한 6627.26에서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내리막이었다.

이은택 KB증권 이사는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5.0%를 추세적으로 돌파하면 주요 기관투자자가 위험자산 대신 안전한 미 국채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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