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을 대신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두 기관의 조직과 인사가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공소청 직제안의 수정·보완을 지시했고,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추가 검증을 하도록 했다. 검찰 개혁을 그렇게 외쳤으면서도 정작 이를 대체할 기관의 조직과 인사를 출범 직전까지 확정하지 못했다니 정부·여당은 그동안 대체 뭘 준비한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1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정부안에 담긴 중수청 인력의 이원화 구조(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수사 범위와 공소청의 3단 구조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연합뉴스
수정·보완한다는 공소청 직제안 중 검사 정원 2292명은 현행 검사정원법에 규정돼 있다. 직제안만 고쳐서 될 일이 아니다. 검찰청을 폐지하기로 했으면 공소청의 기능과 인력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 필요한 법 개정은 무엇인지 미리 검토하고 준비했어야 마땅하다.
중수청장 인선도 마찬가지다. 후보추천위의 추천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이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를 여권 강경파가 ‘검찰 출신’ 등을 이유로 반발하자 다시 검증에 들어갔다. 새로운 결격사유가 있다면 따져야 하지만, 경력과 과거 발언은 애초 검증할 수 있었던 사안이다. 여권 강경파의 압박도 부적절하다. 후보자의 능력이나 자질을 문제 삼으면 몰라도 검찰 출신이라 안 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여당 의원들이 법적 절차를 충실히 밟은 대통령 지명을 무력화하려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다. 이러니 여당 내부에서 대통령을 흔든다는 이야기가 괜한 말 같지 않은 거다. 게다가 이런 선례가 남으면 중수청장은 여권 강경파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그런 수사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는가.
검찰청 폐지보다 중요한 것은 수사·기소 체계를 제대로 만드는 일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그간 검수완박이라는 구호만 요란했을 뿐, 제도 설계와 조직 정비 같은 디테일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새 수사·기소 체계의 실효성뿐 아니라 정권의 국정 운영 능력에도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