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어제 끝났다. ‘의혹 백화점’이라는 말이 나오는 김 후보자를 놓고 국민의힘은 파상공세를 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밀리면 끝이라는 위기감 때문인지 철통 방어막을 펴며 ‘김승원 사수’에 올인했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김 후보자가 눈물을 닦고 있다. 장진영 기자
민주당은 청문회 자체를 파행, 맹탕으로 몰고 가 공개적 인사 검증의 장인 청문회를 아예 무력화하려는 듯했다. 청문회 시작부터 야당 청문위원을 향해 “흉측한 얼굴” “악마” 등 거친 말을 쏟아내며 청문회장을 어지럽혔다. 김 후보자 배우자와 아들의 발달장애인 돌봄 기관 봉사활동을 거론하면서는 오히려 미담의 주인공인 양 포장하려 애썼다.
민주당 엄호 속 답변에 나선 김 후보자의 발언은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되레 키웠고, 종종 코미디 같은 장면도 벌어졌다.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이 기소유예 상태여서 피의사실을 말하는 건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는 희한한 주장을 폈고, 신약 업체의 동물실험 조작을 몰랐느냐는 질의에는 “문과여서 알 수 없다”고 답해 실소케 했다.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왜 식약처장에게 직접 청탁하고 식약처장은 담당 과장에게 “이런 얘기 안 나오게 해 달라”고 질책하게 만들었나.
김 후보자는 배우자와 아들의 돌봄기관 특혜 의혹을 해명하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발언을 마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청문회 하루 전날 민주당은 자당 청문위원들에게만 ‘예상 Q&A’를 돌리며 방어 논리를 공유했다는데, 눈물에 이은 박수도 사전 각본에 따른 것인가. 어제의 맹탕 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요구 자료 미제출 비율이 64.6%에 달하고 민주당이 ‘증인·참고인 제로(0)’를 만들었을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청문회를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만든 여권의 다음 수순은 임명 강행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청문회 전 제기된 숱한 의혹과 도덕성 논란, 음주운전 이력 등만으로도 이미 법무장관 직무 수행 부적합 인사라는 여론이 높았다. 청문회는 이러한 심증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을 뿐이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를 법과 원칙, 공정과 정의가 근간인 법무장관에 앉힌다면 돌아올 후과는 자명하다.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거듭 경신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민심에 역행하는 인사 강행은 더 큰 민심의 역풍을 부를 것이다. 국정 운영 동력이 계속 떨어지는 수세 국면에서도 굳이 김 후보자를 안고 가는 이유가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목적 아니냐는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