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김 후보자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민의힘 정당해산론’에 대해 재차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15일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정당 해산 청구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는 앞서 서면답변에서 “취임하면 헌재 결정의 취지와 관련 사건 진행 경과를 면밀히 살펴 요건 해당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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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질서 위배’가 요건…국무회의 거쳐야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가 열린 2014년 12월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선고가 끝난 뒤 이정희 통진당 대표 등 의원들이 심판정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헌법에 따르면 정당 해산을 위해서는 “민주적 기본 질서 위배”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헌법 8조 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재의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고 규정한다. 청구 시에는 헌법 89조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유일한 선례는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이다. 2013년 이석기 전 의원이 지하혁명조직 RO를 주도한 혐의(내란음모 등)로 기소되자 박근혜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다. 법률상 청구인은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서울고검 공판부장으로서 ‘위헌정당대책 TF’ 팀장을 맡아 법리를 검토했다. 정 의원은 “(통진당이 연루된) 반국가 활동은 모두 북한의 대남 혁명론의 강온 양면전술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나라 체제를 파괴하려는 활동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고 했다.
헌재는 재판관 8대 1로 통진당 해산을 결정하면서도 정당해산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했다. 8인의 재판관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의 위배’란 단순한 위반이나 저촉이 아니라, 민주 사회의 불가결한 요소인 정당의 존립을 제약해야 할 만큼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초래하는 경우”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소한 위헌성까지도 문제 삼아 정당을 해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당해산은 매우 제한된 상황 속에서만 활용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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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1심 내란 재판이 명분 될까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대구시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과 관련해서는 12·3 비상계엄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 재판이 변수로 거론된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추 의원이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바꾸는 방식으로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고 보고 지난해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추 시장 측은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계엄이 내란이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만일 추 시장이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심판 청구의 명분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직후부터 “당이 조직적으로 국헌문란 행위를 하면 정당 해산 사유인 위헌정당이 된다(이재명 당시 당대표)”며 정당해산을 거론했다. 지난해 9월 추 시장에 대한 내란특검 수사가 본격화하자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그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국민의힘은 내란당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위헌 정당 해산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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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행위=국민의힘 행위” 인정돼야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가 열린 2014년 12월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선고가 끝난 뒤 이정희 통진당 대표 등 의원들이 심판정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헌법학계에서는 “청구 이유는 되지만, 인용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당해산 사유가 인정되려면 12·3 비상계엄과 그 후속 조치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점을 넘어, 이 행위가 국민의힘의 ‘정당 활동’에 해당한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헌재는 2014년 “당대표나 주요 관계자의 행위라 하더라도 개인적 차원의 행위에 불과한 것이라면 정당해산심판 대상이 되는 활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결국 추 원내대표의 행위가 곧 ‘공식 당 활동’으로 평가될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는 “통진당 사례에서 ‘이석기 의원의 행위를 통진당의 행위로 볼 수 있는가’가 쟁점이 됐듯,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행위를 국민의힘의 행위로 볼 수 있는가도 당연히 쟁점이 될 거다. 직책으로 보면 이 의원보다 훨씬 밀접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추 원내대표의 행위가 내란 동참이라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국힘 전체의 행위라고 하기에는 지도부와의 연결점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했다. 박진우 가천대 로스쿨 교수는 “결국 당 대표나 당 내 기관의 언행·활동을 검토해 봤을 때 실질적 위해를 줄 수 있는 활동을 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