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근길 철도망 마비…“철로 곳곳에 장애물, 파괴공작”
중앙일보
2026.09.15 14:01
2026.09.15 17:08
15일 네덜란드 중부 지역 선로 13곳에서 발생한 혼란(운행 차질)으로 인해 국가 일부 지역에서 열차가 운행되지 않았다. 즈볼러역에서 한 승객이 안내 전광판 앞에 서 있다. EPA=연합뉴스
네덜란드에서 15일(현지시간) 사보타주(의도적 파괴 행위)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해 국가 철도망 전반이 마비되는 등 대규모 운행 차질이 빚어졌다.
네덜란드 철도 운영사 프로레일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즈볼러, 위트레흐트 등 중북부 및 동부 지역 30~35곳의 선로에 파이프와 케이블 등 금속 장애물이 고의로 설치됐다.
이 장애물들은 신호 시스템을 교란해 관제센터가 선로 위 열차 위치를 오인하도록 만들었다. 이에 따라 주요 노선의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거나 대폭 지연됐다.
이번 사태로 수도권과 스히폴 공항, 에인트호번, 독일을 오가는 국제선 열차까지 타격을 받아 출근길 시민 수만 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체 버스 제공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큰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건널목 장치 오작동으로 도로 교통까지 연쇄적인 혼란을 겪었다.
현지시간 오후 3시쯤이 돼서야 장애물 제거 작업이 완료되면서 열차 운행이 순차적으로 재개됐다.
롭 예텐 네덜란드 총리는 이번 사건을 “혼란을 초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파괴적 행위”라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네덜란드 경찰과 국가정보기관 AIVD, 검찰은 사건 직후 즉각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공격 주체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은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새 회기 개회를 선언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는 의회 개회식 당일에 벌어졌다.
당일 도로 곳곳에서는 정부 예산안에 반발하는 농민단체의 건초더미 시위가 열렸지만 철도 사보타주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프랑스 노르망디 열차 탈선 사고에 이어 유럽 내 주요 인프라를 겨냥한 사보타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철도망 비상 대응 및 보안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