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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피격 사우디, 다시 호르무즈 항로 활용 확대”
중앙일보
2026.09.16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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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위성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되자 육상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수출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핵심 송유관 피격으로 다시 호르무즈 항로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 고객들에게 오만 인근 해상에서 원유를 환적하는 방안까지 제시하며 비상 수송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람코는 아시아 지역 장기계약 구매자들에게 오만 소하르항 인근 해상에서 원유를 옮겨 싣는 환적 방안을 추가로 제안했다.
대상 원유는 사우디의 주력 유종인 아랍 라이트를 비롯해 아랍 미디엄과 아랍 헤비 등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연안으로 이어지는 동서 송유관을 주요 우회 수송로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 송유관이 최근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라크 영토에서 출격한 드론이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의 송유관을 공격했다고 밝혔으며, 송유관 복구에는 수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망에서는 정상화까지 최장 5∼6주가 걸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육상 우회로가 막히자 사우디는 걸프해역의 라스타누라와 주아이마 터미널을 통한 해상 수송을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이들 터미널의 원유 선적량은 하루 약 400만 배럴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지역 산유국들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소형 ‘셔틀선’을 활용해 원유를 해협 밖으로 운반한 뒤 대형 유조선에 다시 옮겨 싣는 방식으로 공급망 유지에 나서고 있다.
일부 선박은 위치추적장치인 AIS를 끈 채 해협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역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셔틀선을 이용해 원유를 해협 밖 항구나 해상으로 옮긴 뒤 대형 유조선에 환적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원래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동서 송유관을 이용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원유를 보내는 전략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이 송유관마저 공격받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해상 수송에 다시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최근 사우디가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선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송유관 가동 중단은 국제 원유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우디의 핵심 우회 수송로가 막히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국제 유가도 최근 수개월 만의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람코는 이미 아시아 고객사들에 얀부항 출하 지연을 통보한 데 이어 유럽 고객사에는 9월 선적 물량 일부 취소와 얀부항 선적 중단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를 피하기 위해 마련했던 육상 수송로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사우디의 원유 수출망이 다시 해협의 안보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정재홍(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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