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2일 원산 일대에서 장거리포와 미사일 부대 합동 타격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양국이 개최한 대량살상무기대응위원회(CWMDC) 회의에 대해 “노골적인 대결 선언”이라고 반발했다.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조치에 견제구를 날리는 동시에 향후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입장에서 “미군과 한국 괴뢰군부 호전광들이 대량살상무기대응위원회 회의를 벌려놓고 ‘조선의 잠재적인 대량살상무기공격’에 대처한 정보공유체계 구축과 연합대응훈련 본격화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CWMDC에서 도출한 합의를 두고 “조선반도 유사시 우리 국가에 대한 핵 및 생화학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실전 준비를 가속화하려는 노골적인 대결 선언”이라면서 “지역에서의 대량살상무기 사용 위험을 극대화하는 엄중한 정세격화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군사력 사용을 전제로 하는 연합방위태세의 강화를 떠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한·미가 지난달 진행한 연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 WMD 대응 각본을 숙달한 데 이어 핵·생화학무기 훈련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대변인은 미국이 전 세계 200여개 대상에서 군사 생물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강변하는 ‘대량살상무기 위협설’은 저들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전파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악의적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를 겨냥한 적들의 이 같은 대량살상무기 공격과 사용위협은 국가 핵무력 정책법령의 해당 조항의 발동을 요구하는 중대 안보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의 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해석하고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일 것을 권고한다”고 위협했다.
실제로 북한은 2022년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해 일정한 조건에서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북한이 ‘해당 조항’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조건을 제시한 핵무력정책법 6조의 ‘북한에 대한 핵무기 또는 대량살상무기(WMD) 공격 감행 혹은 임박’ 항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미 CWMDC 회의를 근거로 자신들의 핵보유와 헌법을 연결시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는 모습”이라며 “미국을 향해 대화의 선결조건인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압박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