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0년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우리 정부에 44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은 2025년 3월 8일 촬영된 현장 모습. [사진 구글어스 캡처]
북한이 2020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에 약 446억원 손실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우리 정부가 북한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최초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사건 6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부장 김형철)는 16일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비용은 북한이 부담하도록 했다.
남북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공단 내에 설치됐다. 남북 양측 당국자가 상주하며 상시 소통 창구로 기능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소장 간 회의도 중단됐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남측 인력이 철수했다.
북한은 2020년 6월 16일 국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문제 삼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같은 달 13일 담화로 연락사무소를 훼손할 것을 예고한 지 3일 만이었다.
북한이 공개한 폭파 당시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정부는 사건 3년 뒤인 2023년 6월 북한을 상대로 446억2641만722원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배상액은 연락사무소 청사 건물과 종합지원센터 건물의 손해액을 모두 더해 산정했다. 북한과 합의를 거쳐 건설대금 등을 지불함에 따라 두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었다. 정부는 북한의 폭파 행위에 대해 “‘판문점 선언’ 등 남북 간의 단순한 약정을 위반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 간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며 “위헌적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정부의 청구 내용과 취지를 모두 인용했다. 정부의 소송 제기 이후에도 실제 재판이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북한 당국에 재판 관련 서류를 직접 전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재판부는 2024년 12월 정부의 ‘공시송달’ 신청을 받아들여 법원 홈페이지에 소송 내용을 게시하고, 이를 통해 접수 후 1년10개월 만에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공시송달이란 상대방에게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관련 내용을 게시해 송달된 것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을 북한에 강제할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면서 “정부는 남북대화가 재개돼 모든 남북 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