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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땜질에 땜질’ 토허제…무리한 규제 자인한 셈

중앙일보

2026.09.16 08:24 2026.09.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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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토지거래허가제 지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신청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지난 5월 정부가 한 차례 완화책을 냈지만, 부작용이 이어지자 여당이 4개월 만에 다시 보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토허제 출처=AI 생성 이미지

토허제 출처=AI 생성 이미지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사실상 수도권을 한번에 묶는 유례없는 범위의 규제로, 이른바 전세를 낀 ‘갭투자’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취지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주택을 매입하면 허가 뒤 4개월 이내에 입주해야 하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전례 없는 고강도 규제였던 만큼 부작용도 컸다. 세입자가 있는 집은 사실상 팔기가 어려워져 거래 위축이 심화됐다. 또 전월세난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주거 불안에 시달렸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임대 중인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할 경우 기존 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를 유예하는 보완책을 내놓고 연말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었다.

여당의 이번 제안은 실거주 유예 신청 기간을 내년까지로 연장하고, 세입자의 계약 갱신도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세제개편안에 따라 집주인에게 매도 기회를 더 주고, 임차인의 주거 불안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산 무주택자의 실거주 의무는 최장 2031년까지 유예된다.

이처럼 땜질에 땜질이 거듭되는 건 애초 무리한 규제였기 때문이다.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폭력적인 수요 억제책을 무턱대고 밀어붙였다가 시장 혼란만 키운 셈이다. 비단 토지거래허가제만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개편안에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을 크게 키우는 내용을 담았다가 여론의 역풍에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에 여당은 정부 수정안도 다시 손보겠다는 태세다. 하지만 땜질 반복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규제와 세제만으로는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를 진정시키기 어렵다는 게 명확해지고 있는 만큼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부동산 정책 기조 자체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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