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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IAEA의 비핵화 촉구에 "잡소리...핵 지위 영구고착"

중앙일보

2026.09.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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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노동신문,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노동신문,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이 1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나온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귀에 익은 잡소리”이자 “잡음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비핵화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논의를 차단하는 동시에 핵보유국 지위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열린 IAEA 총회를 거론하며 “매해 이맘때면 자동응답기에서 밤낮 울려 나오는 소리처럼 늘 듣게 되는 전혀 놀랍지 않으며 새로운 것도 아닌 잡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변화시켜 보려고 모여 앉아 떠들고 있는 인간들은 그것이 얼마나 한심하기 짝이 없는 망상이며 부질없는 헛고생인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그것이 정말로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세상 이치에 어두운 천치들이라는 소리밖에 듣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담화 상당 부분을 핵보유국 지위 강조에 할애했다. 김여정은 “핵보유국 지위는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라며 “적대세력들이 아무리 수사적으로 부정한다고 해도 핵지위가 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영구고착된 현실은 추호도 변경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 누구도, 그 무엇으로도 우리 국가의 힘과 지위에서 일어난 중대 변화를 절대로 역전시킬 수 없다”고 했다.

IAEA는 지난 14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70차 총회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능력 확대와 원자로 가동 정황 등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촉구했다.

북한이 IAEA의 요구에 김여정 명의 담화로 맞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외무성 대변인이나 원자력총국(현 원자력공업성) 차원의 담화나 입장문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원하는 핵보유국 정체성을 대외적으로 고착시키려는 의도”라며 “핵보유가 이미 정치적ㆍ법적ㆍ물리적으로 불가역적인 단계에 도달했으니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담화에서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핵보유국 지위에서는 물러서지 않되 향후 대미 대화 가능성을 감안해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은 과거 ‘IAEA는 미국의 하수인, 나팔수’라며 미국을 직접 거명해 비난했다”며 “이번에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 대화의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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