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혁신당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천하람 원내대표, 이주영 의원 등에게 경기남부 지역에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3일 만이자, 이준석 전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지 22일 만에 내놓은 쇄신안의 일환이다. 다만 천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기반인 전남 순천에 남겠다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은 죽을 위기에 처했다.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세 가지 쇄신안을 발표했다. ▶지도부 인사들의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출마 ▶경기 남부 공략 ▶대변인단·사무처 등 인사 점검 세 가지다. 앞선 지도부에서 선출·지명직으로 임명됐던 최고위원들과 지난 총선에서 1~10번 비례대표 순번을 받았던 인사들의 지역구 출마를 의무화하고, 이를 공천 규정에 명문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위원장은 천 원내대표와 이주영 의원의 경기 남부 지역 출마를 공개 요구했다. 그는 “천 원내대표는 전남 순천 조직위원장 공모에 신청했고, 이 의원은 당의 전략에 따라 출마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젠 결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경기 남부에 출마하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2024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조직위원장에 신청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천 원내대표와 사전 상의하지 않았지만, 쇄신 방향에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과 천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각각 비례 1·2번을 받아 당선됐다.
개혁신당 대표인 이준석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뒤 회견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쇄신안은 결국 이준석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했던 배경 중 하나로 꼽혔던 ‘자강안’을 수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천 원내대표와 이 의원 등에게 경기 남부 지역 출마를 제안했다. 하지만 천 원내대표는 전남 순천, 이 의원은 서울 송파에 나가겠다고 사실상 제안을 거절하며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기인 위원장 임명 과정에서도 이 전 대표에게 사전 연락·설명이 없었다는 이유로 친이준석계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쇄신안에서도 이 전 대표와 상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 전 대표의 사퇴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라는 고육지책인데, 비대위를 꾸리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에게 보고하는 것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도 “이번 쇄신안에 이 전 대표가 요구했던 내용들이 모두 담겼다”며 “이 전 대표의 절박함에 공감하고 당의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오후 천 원내대표는 “순천 갑 조직위원장 신청 반려를 재검토해달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2020년 정치에 입문하며 지역 구도를 타파하겠단 결단으로 호남에 출마한 것”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경기 남부뿐만 아니라 전라남도 역시 개혁신당의 지지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