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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 죽음에 딸은 분노했다…‘구구팔팔이삼사’의 비극

중앙일보

2026.09.16 19:46 2026.09.1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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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서울대 암병원 종양내과 전문의로 매일 말기 환자들의 ‘살기 위한 전쟁’을 목격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이런 경험을 담은 책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에서 “어떤 죽음은 분명히 아직 남아 있는 이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언젠가는 찾아올 ‘나의 죽음’을 마주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급하게 아래로 내리지 말고 천천히 긴 호흡으로 꼭꼭 씹어서 읽어 달라”는 게 김 교수의 바람입니다.

애절한 환자의 사연과 그 속에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김범석 교수의 시각을 더중앙플러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멀쩡했던 노인 소변줄 차고 묶인다…입원 한달 뒤 닥칠 일
챗GPT로 생성한 일러스트 이미지

챗GPT로 생성한 일러스트 이미지

개인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의사가 입원을 좋아하지 않는다니 이상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세상에 입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안 아프고 입원할 일 없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하지만 암 환자가 되면 좀 달라진다. 처음 외래에 오자마자 입원부터 시켜 달라고 하는 환자들도 많고, 외래에서 30분이면 끝나는 항암치료를 입원해서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사정하기도 한다. 좋아져서 퇴원하라고 해도 퇴원하지 않으려는 환자도 있다. 퇴원 후 집으로 가는 대신 요양병원으로 가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고령의 암 환자들을 둔 경우가 그러하다.

이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자식들이 맞벌이어서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다. 집은 불안하고 병원은 안심이 된다. 근처 요양병원이 시설이 잘되어있다 등등…. 하지만 어르신들 특히 팔십 중반의 어르신들이 요양차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입원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빠지는 일이 허다하다.

(계속)

2주반에 못 일어나고 소변줄과 콧줄을 꽂고, 급기야 손발까지 묶인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걷고 밥 먹던 노인이 입원 뒤 헛것이 보이고 급격히 무너져 돌아가신다.

요양하러 들어간 병원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 의료진들이 말하지 않는 노인들 병원 생활의 진실,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8228


노모 죽음에 딸은 분노했다…‘구구팔팔이삼사’의 비극
‘구구팔팔이삼사’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팔팔하다가, 2~3일만 아프고 고통 없이 죽는 것이 최고라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다른 측면의 고통이 떠오른다.

예전의 일이었다.
“선생님, 저희 어머니께서 지난주에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외래에 안 오실 분이 아닌데 지난주에 안 오셔서 걱정했어요. 그런데 돌아가셨군요. 댁에서 돌아가셨나요?”
“네. 밤에 주무시다가 친정집에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평소에도 안 아프고 주무시다가 편안하게 떠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결국 어머니 뜻대로 되었네요.”

환자분이 주무시다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사람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내심 부러워하기도 한다. 아프지 않고 고생하지 않고 편안하게 돌아가셨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인간은 누구나 고통을 두려워하고 죽음 그 자체보다 죽기 직전에 고통스러울까 봐 그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환자분 중 아프지 않고 자다가 편안하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그분도 그랬다.

평소에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싫어했고 깔끔한 성격이었다. 아프지 않고 자다가 평온하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었다. 나는 따님의 말에 환자가 평소 뜻대로 주무시다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계속)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수 있죠?”

환자의 임종 소식으로 시작한 대화였지만 따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점점 항의로 이어졌다.
왜 딸은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사실 문제는 환자분의 성격이었다.

‘구구팔팔이삼사’의 불편한 진실, 아래 링크에서 이어진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6552

“의사 양반, 나 죽기 싫어요” 존엄 지킨다던 노인의 본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3602

“엄마 언제 돌아가시는 거죠?”…의사 민망해진 그날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0085

“항암치료 좀 쉬면 안될까요” 죽음 앞둔 72세 마지막 할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8224

구강암 30세 그녀 폰 보자…‘짜장면 먹방’ 의문 풀렸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6722

김범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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