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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0.25%P 금리인상보다 큰 공포…더 가혹한 긴축이 온다

중앙일보

2026.09.17 00:16 2026.09.17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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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통화 긴축의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2개월 만에 금리 인상 버튼을 다시 누르면서다. Fed는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끌어올렸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Fed의 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해 이미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미국의 고금리가 길어질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한국 경제 역시 고금리와 강달러라는 이중 파고를 마주하게 됐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382.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원화값 하락). 138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3주 만이다. 이는 한·미 금리 차 확대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이 연 3.00%로 유지하면 한·미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 현재 1.00%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벌어진다. 미국의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외국인 투자 자금의 추가 유출 여부가 향후 방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8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주식·채권)은 45억 달러 순유출돼 7개월 연속 순유출을 이어갔다. 7월(-216억5000만 달러)보다 유출 규모는 줄었다. 다만 한·미 금리 차 확대가 곧바로 자금 이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은이 과거 세 차례 Fed의 금리 인상기를 분석한 결과 세 차례 모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발생했지만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이 기간 108억~312억 달러 순유입됐다. 한은은 “자금 흐름이 금리 차뿐 아니라 국내 경제와 국제금융시장 여건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기업에는 ‘돈값’ 상승이 직접적인 부담이다. 이날 오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090%로 전일보다 3.7bp(1bp=0.01%포인트), 회사채(무보증 3년 AA-) 금리는 4.737%로 2.1bp 올랐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회사채·금융채는 물론 달러채를 통한 해외 자금 조달비용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가계와 기업 모두에 부담이다. 장바구니 물가를 자극해 서민 생활비 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 원가 부담도 가중시킨다.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수출 대기업의 원화 환산 실적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지만,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거나 달러화 부채가 많은 기업에는 수익성 악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계 입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등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의 절대 수준보다 고금리 부담이 실물경제와 신용시장으로 전이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Fed 결정 직후 연 4.9%대에서 움직이다가 케빈 워시 Fed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다시 5%를 넘어섰다. 국채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의 투자 매력은 커지는 반면 위험자산인 주식의 상대적 매력은 떨어진다. 짐 크레이머 CNBC 진행자는 “지금 주식을 산다면 명백히 Fed와 싸우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 넘게 올랐다가 상승분을 반납해 전 거래일보다 2.56포인트(0.04%) 내린 6715.41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2조280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다만 금리 인상이 곧바로 주가 하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994년 이후 여섯 차례 Fed 금리 인상기에 코스피는 평균 9.1% 올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첫 인상 여부 자체보다 이후 긴축의 강도와 기업의 이익 향방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상승 기류를 타면서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진다. 한은의 통화정책(긴축)과 정부의 재정정책(확장)의 엇박자도 문제를 복잡하게 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 긴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확장 재정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면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할 수 있다”며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할수록 서민과 소상공인·자영업자, 한계기업의 어려움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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