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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 접촉 ‘사전 거부권’ 폐지 수용…안보 약화 우려

중앙일보

2026.09.1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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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복도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복도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등을 이유로 북한 주민 접촉 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를 폐지하는 법안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의 대북 접촉을 폭넓게 보장하겠다는 취지지만, 위험성이 있는 접촉을 사전에 차단할 최소한의 안전장치까지 없애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대해 ‘수용’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북한 주민과의 접촉이 남북 교류ㆍ협력을 해치거나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ㆍ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을 경우 통일부 장관이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제3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남북 교류ㆍ협력을 목적으로 북한 주민과 접촉할 경우 통일부에 사전 신고하면 된다. 통일부가 접촉 목적이나 상대방 등을 심사해 신고 수리를 거부할 법적 권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신고 대상도 ‘남북 교류ㆍ협력을 위한 직접 접촉’으로 한정돼 간접 접촉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통일부는 “교류협력법의 목적과 취지인 교류협력 촉진, ‘신고제’에 부합하는 제도 운영, 민간의 교류협력 자율성 확대 등을 고려해 해당 개정안에 대해 ‘수용’ 입장”이라며 “관계부처인 법무부ㆍ국정원 등도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미 지난해 7월 내부 지침인 ‘북한 주민 접촉신고 처리지침’을 폐지하고 민간의 대북 접촉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해왔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접수된 사전신고 207건 가운데 206건을 수리했고 1건은 처리 중이다. 수리를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

정부는 사후 관리 장치는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접촉 뒤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 접촉 상대방과 목적, 방법 등을 사전에 신고받는 만큼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체계도 유지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행 제도가 사실상 모든 접촉 신고를 수리하는 방향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과, 국가안보 등에 명백한 우려가 있는 접촉을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 자체를 없애는 것은 별개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대남 공작원이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물과의 접촉 등에도 정부가 사전에 제동을 걸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안 의원은 “민간교류의 문을 열어 확대하는 것과 국가의 눈을 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정부는 위험성이 명백한 접촉까지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부터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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