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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파탄 몰린 日지자체에 ‘금괴 70개’…73억원 익명 기부에 숨통

중앙일보

2026.09.1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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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가 16일 효고현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익명의 개인으로부터 35㎏(8억3400만엔) 금괴를 기부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가 16일 효고현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익명의 개인으로부터 35㎏(8억3400만엔) 금괴를 기부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대지진 복구 비용과 불어난 이자 부담으로 재정파탄 위기에 놓인 일본 효고현에 73억원이 넘는 금괴가 익명으로 기부됐다. 기부자가 전달한 금괴는 모두 70개, 무게만 35㎏에 달한다.

1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효고현은 전날 익명의 개인으로부터 금괴 35㎏을 기부받았다고 밝혔다.

금괴의 시가는 8억3400만엔, 우리 돈으로 약 73억3878만원에 달한다.

기부자는 지난 2월 효고현에 기부와 관련한 상담을 요청한 뒤 지난 8일까지 금괴 70개를 차례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고현은 기부자의 신원이 특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름과 연령, 구체적인 기부 동기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현은 금괴를 매각해 현금화한 뒤 기부자가 희망한 지역 진흥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의회 의결을 거쳐 기금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기부가 주목받는 것은 효고현의 재정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효고현은 1995년 한신아와지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뒤 복구와 지역 재건 과정에서 대규모 지방채를 발행했다.

지금까지 지진 복구에 투입된 비용만 2조3000억엔(약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아직 갚지 못한 재해 관련 지방채도 1138억엔( 약 1조13억원) 남아 있다.

최근에는 금리까지 오르면서 지방채 이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

효고현은 지난달 지방채를 발행할 때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채허가단체’로 지정됐다.

재정 상황이 더 악화하면 광역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가 재정파탄 우려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적용하는 ‘조기건전화단체’로 지정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효고현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도로 보수와 공공시설 정비 등 투자 비용을 10% 이상 줄이겠다는 방침까지 내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73억원 상당의 금괴가 익명으로 전달되면서 현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재원이 생긴 셈이다.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현의 재정이 대단히 엄중한 상황인 가운데 따뜻한 후의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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