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농민들로부터 제기된 우려와 관련해 보완책을 마련해 추석 전 발표한다.
청와대는 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농지 전수조사의 취지와 목적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홍보가 부족해 현장에서 여러 불안과 우려가 발생했다”며 “현장의 불안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당정이 협의해 구체적인 전수조사 조치의 방향과 계획을 마련해 추석 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다만 “조사는 투기성 농지를 가려내 농업인에게 돌려주고, 전국 농지 실태를 파악해 농촌 현실에 맞게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라고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정 농지법에 따라 지난 5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ha(헥타르)에 대해 행정 정보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돼버리지 않았느냐”며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 284만 필지(전체의 27%)에 해당하는 농지가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 등 농지법 위반 사례로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농지 처분 명령이 있는데도 처분하지 않으면 감정가나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그러나 농업 현장에서는 고령·질병·상속 등의 이유로 휴경하거나 임대차하는 경우까지 전부 농지법 위반으로 분류돼 선량한 농업인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에 의해 강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농민들 사이에 퍼진 게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의힘도 “투기를 잡겠다는 본래 의도와 상관 없이 정부가 헐값에 농지를 약탈하는 것”(지난 15일 장동혁 대표)이라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실체 없는 불안을 조장한다고 맞서면서도 “경미한 법 위반은 계도와 제도 개선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권칠승 정책위의장)며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당정은 내주 초 당정협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여론이 악화하자, 이에 대한 일부 완화를 주장해 정부의 수정안 제출을 관철시켰다. 이 대통령도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국민과 국회의 지적, 대안들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제안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입법과 예산에 충실히 반영하라”고 지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