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뉴스가 놀랍지 않은 일상이 됐지만, 핵 없는 한국이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핵 57개 보유 발언과 한·미 연합훈련 단축 지시를 보면서 ‘평화를 지키기 위한 힘’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낀다.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미사일전략사)는 21일 창설 20주년을 맞는다. 미사일전략사의 비약적 전력 증강과 한·미 양국의 ‘핵·재래식 전력 통합(CNI)’은 새로운 안보 이정표다. 북핵을 억제하는 핵심 방안은 “핵 단추를 누르는 순간 도발자도 끝장난다”는 공포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공포를 통한 억제력을 물리적으로 증명하는 부대가 바로 미사일전략사다. 우리 군은 핵무기를 직접 보유하는 대신 파괴력과 정확도를 키운 미사일을 전력화해왔다. 현무 계열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1000㎞ 밖에서 적 지휘부 창문을 맞히는 순항미사일, 그리고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로 90% 이상 명중률을 자랑하는 천궁-2가 그 주역이다.
20주년 맞아 3축 체계 진화 필요
인프라 확충·자동화로 비축 확대
발사 플랫폼의 핵 생존성 키워야
김지윤 기자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 미사일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면 킬체인으로 타격하고, 미사일이 날아오면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로 대부분 요격한다. 핵이 떨어지면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북핵 지휘부를 무력화한다. 10년 전에 처음 발표한 이후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북 핵미사일의 급격한 고도화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기존 개념의 진화와 발전이 필요하고, 미사일전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미사일 비축 확대가 필요하다. 최근 북한은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전술미사일의 4연장 발사대 250문을 배치하고, 미사일 조립에 컨베이어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지난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탄도 및 순항미사일 생산 능력을 5년 이내에 2.5배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난 2월 이란 공습 전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탄도미사일 2만 발 확보를 위해 매월 300발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지하 미사일 시티는 북한 기술의 복제판이다. 지금 이란전쟁과 러·우 전쟁에서 극심한 미사일 소모로 인한 재고 부족이 전황까지 바꿨다. 승리를 위한 교훈은 미사일 비축량의 획기적 증가에 있다. ‘미사일 1만 발 양탄(養彈)’ 제안에서 요격용과 타격용 미사일은 반반이다.
미사일 비축량 증가는 제조 인프라 확충과 자동화가 관건이다. 미사일 수명 연장도 중요하다. 혹시라도 방산 수출 때문에 전략미사일의 제조 순위가 밀리면 곤란하다. 특히 현무-5는 대량 전력화가 시급하다. 기존 화약보다 더 위력적인 첨단화약 개발도 탄두중량 증대만큼 효율적이다.
둘째, 발사 플랫폼의 핵 생존성과 투사력 극대화가 필요하다. 이동식 발사대와 미국 타이폰(Typhon) 발사대같이 가성비 높은 컨테이너 발사대를 개발해 다중으로 배치해야 한다. 핵 기습에도 살아남아 보복할 수 있도록 핵 방호력 강화도 필수다. 핵전쟁에서 벙커보다 발사대가 안전해야 병사들이 안심하고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AI) 기반의 ‘킬웹(Kill-Web)과 대량응징보복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고체미사일 발사대는 킬체인만으로 잡기 어렵다. 감시·정찰위성과 레이더가 탐지한 기습 징후를 전용 AI로 분석해 표적별로 최적 타격자산을 실시간 자동 할당하고, 몇 분 내에 격멸하는 거미그물망 같은 초연결 타격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대량응징보복 역량도 더 극대화해야 한다. 만약 대한민국 영토에 단 한 발의 핵무기라도 떨어지면,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를 수십 발씩 일제사격(Salvo)해서 전술핵에 버금가는 위력으로 북핵 지휘부와 중심지역을 궤멸시켜야 한다.
끝으로 한미 핵·재래식 전력 통합은 국가안보의 변곡점에서 북핵 억제력 완성의 핵심 퍼즐이다. 핵우산 약속보다 한국형 3축 체계의 재래식 전력과 동맹인 미국 핵전력의 정교한 통합이 핵·재래식 옵션 확대를 통해 확장억제의 실효적 보복을 가능케 한다. 핵을 쥔 북한의 선의만 바라보는 평화는 모래성 같다. 북한 전략군과 핵·미사일을 억제하는 미사일전략사가 전략타격의 예리한 창끝으로 거듭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