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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유가·환율 ‘쌓이는 명분’…한은, 3연속 금리 인상 문 열었다

중앙일보

2026.09.17 08:30 2026.09.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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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은 총재

신현송 한은 총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페달을 밟으면서 이미 두 차례 먼저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17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내 추가 인상까지 시사하며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도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향후) 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 입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상 압력이 한층 커졌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3%로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상단 기준 1%포인트다. Fed가 연내 한 차례 금리를 더 올리면 차이가 1.25%포인트로 확대된다.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면 이자를 더 쳐주는 달러 자산으로 돈이 움직일 수 있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하루 전보다 13.6원 오른 1382.2원에 거래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한은이 선제 대응에 나설 명분은 쌓이고 있다. Fed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유가·환율이 불안하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대출 증가세 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중동전쟁 탓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위로 치솟았다. 원화 약세와 고유가가 겹치면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올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3.4%로 이미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불안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연속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9월에는 금통위가 열리지 않는 만큼 시장에서는 10월 한 차례 쉬고 11월 기준금리를 3.25%로 올리는 경로에 더 무게를 둔다. 7~8월 두 달 연속 0.25%포인트씩, 모두 0.5%포인트를 선제 인상한 만큼 한은 입장에선 누적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금통위 직후 “이번에 두 번 인상했기 때문에 효과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11월까지 기다리면 10월 FOMC 결과와 물가·유가·환율·집값 흐름을 한 차례 더 확인할 수 있다. 취약차주 이자 부담과 내수 둔화도 세 차례 연속 인상 결정을 내리는 데 부담이다.

이번 Fed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은이 이미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데다 추가 긴축 전망이 금융시장에도 상당 부분 미리 반영돼 있어서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추가 긴축이 이미 시장금리에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장기 금리가 즉각 급등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긴축 시계가 이미 돌아가기 시작한 만큼 후폭풍이 예고됐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Fed의 금리 인상은 일회성 조정보다는 새로운 인상 사이클의 시작으로 보는 게 맞다”며 “Fed는 올해 12월과 내년 3월 추가 인상에 나서 최종 금리를 4.5%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한은도 올해 말 기준금리를 3.25%로 올린 뒤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최종 3.5%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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