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산하에 반도체 공장용 로봇 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AP=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용 로봇을 설계하는 전담 조직을 꾸리고 ‘팹 로봇’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산하에 ‘AX/PI팀’을 신설했다. 팹 자동화 로봇의 개발과 도입을 맡는 조직이다. AX는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PI는 공정 혁신(Process Innovation)을 뜻한다.
신설된 조직에는 과거 장비·부품 국산화와 자동화를 연구하던 설비기술연구소 출신 인력이 다수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4년 조직 개편으로 설비기술연구소가 축소·재편된 뒤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은 공정별 기술 조직 등으로 흩어졌다. 삼성전자는 이들을 팹 자동화 업무에 다시 모아 지난해 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이번에 정식 조직으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개발할 분야는 장비 유지보수로 예상된다. 협력사와 현장 엔지니어가 주로 맡아온 예방보전(PM) 업무다. 업계에선 2024년 램리서치가 선보인 장비 유지보수용 협동로봇 ‘덱스트로’와 비슷한 형태가 거론된다. 덱스트로는 소모품 장착·체결·세정 등 반복 작업을 정밀하게 수행해 공정 안정성과 수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김경진 기자
로봇 개발은 현재 초기 단계로 로봇이 움직일 동선과 작업 구역, 부품 상자 규격을 정하고 데이터 등을 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비마다 부품 위치와 정비 방식이 달라, 로봇을 투입하기 전 작업 절차부터 표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팹은 동선과 장비, 작업 환경이 정해져 있어 비정형 환경에서 움직이는 범용 휴머노이드보다 자동화 속도를 내기 유리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현장 엔지니어의 업무 중 어디까지를 로봇으로 옮길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7월 현대차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전략을 이끈 이동건 부사장을 영입하고, 노태문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속으로 RX(Robotics eXperience·로봇 경험)사업추진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단독] 삼성전자, 로봇 역량 ‘하나’로…로봇사업부 출범 채비〉 RX사업추진실이 범용 휴머노이드 개발과 외부 사업화를 맡는다면, DS부문에 신설된 조직은 팹 맞춤형 로봇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6’을 앞두고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영수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장(부사장)은 생산 라인·설비를 관리하는 오퍼레이팅봇, 자재 운반 물류봇, 조립봇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