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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원 김밥에 ‘햄’ 빠졌다…외식업계 번진 ‘스텔스플레이션’

중앙일보

2026.09.17 13:00 2026.09.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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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김밥집. 주인 오모(66)씨는 계란지단, 당근, 시금치, 단무지 등을 넣고 김밥을 말고 있었다. 김밥 한 줄 가격은 3500원이다. 그런데 김밥의 ‘핵심 재료’인 햄이 보이지 않았다. 오씨는 “김밥 한 줄에 들어가는 재료비가 2500원으로 전보다 500원 올랐다”며 “손님이 끊길까 봐 김밥 가격을 올리는 대신 햄을 뺐다”고 털어놨다.

식재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외식업계에 이른바 ‘스텔스플레이션’(Stealthflation) 현상이 번지고 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처럼 물가지수에 잡히지 않도록 식재료나 서비스 반찬을 줄이고, 메뉴 구성을 바꿔 표나지 않게 원가 상승 부담을 더는 방식이다.

김치찌개 식당(서울 종로구)이 기본 반찬 중에 김을 빼고, 국밥집(서울 마포구)이 무제한 제공하던 공깃밥에 1000원씩을 받는 식이다. 가격은 그대로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실제로 받는 양이나 서비스가 줄어 “사실상 가격이 오른 것과 다름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1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김밥집에서 주인이 김밥을 말고 있다. 최근 재료비가 오르면서 김밥에 넣던 햄을 뺐다. 강보현 기자

1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김밥집에서 주인이 김밥을 말고 있다. 최근 재료비가 오르면서 김밥에 넣던 햄을 뺐다. 강보현 기자

유덕현 서울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비자 불만도 이해가지만, 요즘 외식업주들 사이에서 ‘재료비와 인건비를 주고 나면 통장에 남는 돈의 거의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식재료 가격은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쌀 20㎏ 평균 소매가격은 6만1343원으로, 2024년 8월 5만1852원보다 약 18% 올랐다. 같은 기간 마른김 10장의 평균 소매가격도 1343원에서 1439원으로 7.15%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에 따르면 한 김밥용 햄 제품(150g)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1월 2730원에서 이달 2866원으로 5.0% 증가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영세 외식업주의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식재료 공동구매나 직거래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등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최현주.강보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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