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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회장때 장수 비밀 찾았다” 이건희 책사, 매일 먹는 것

중앙일보

2026.09.17 19:09 2026.09.1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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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소파 한가운데 앉아 양옆으로 높게 쌓인 서류 뭉치에 파묻혀 있는 사내. 끼니는 샌드위치 한 조각으로 때우기 십상이었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이 생각만이 가득했다.

" ‘초일류 삼성이 되려면? 초일류 한국이 되려면? 그리고 그것이 지속가능하려면?’ "

한국 경제의 지형을 바꾼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를 가장 가까이서 보필하며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끌어올린 핵심 참모가 바로 손욱(81) 전 삼성SDI 사장이다. 1975년 삼성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30년 넘게 삼성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고, 이후 농심 회장을 지낸 손욱은 ‘이 시대의 위대한 경영 구루’로 손꼽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둘째)이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가장 왼쪽에 손욱 당시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이 배석했다. 중앙포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둘째)이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가장 왼쪽에 손욱 당시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이 배석했다. 중앙포토


둘의 결정적 만남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손욱은 일본 도쿄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이 회장과 함께 탔다. 기내에서 이 회장은 손욱을 불러 이렇게 질문했다.

“한국 사람은 IQ가 높지?”
“네.”
“삼성은 그중에서도 가장 유능한 사람들을 모았지?”
“네.”
“그 사람들에게 훌륭한 교육도 잘 시키지?”
“네.”
“그런데 왜 포춘500 기업들보다 일하는 수준이 별로일까?”
“??”

순간 손욱의 머릿속은 백지장이 됐다. 13시간 비행 내내 ‘상벌제도를 손봐야 한다’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등의 대책을 담은 보고서를 3차례 냈지만, 번번이 퇴짜였다.

이 회장을 보다 못한 홍라희 여사가 이렇게 말했다.

“이제 당신 머릿속에 있는 답을 알려주는 게 어때요?”


그제서야 이 회장의 입이 떨어졌다. 그가 내놓은 답은 뜻밖이었다.

1993년 6월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라는 신 경영 선언을 발표했던 때다. 이건희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삼성전자 관계사 임원 200여명을 긴급 소집했다. 그 비행기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기업 회장님 댁, 그곳서 찾은 장수 비결
손욱 전 삼성SDI 사장은 현재 경기도 용인시의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다. 김서원 기자

손욱 전 삼성SDI 사장은 현재 경기도 용인시의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다. 김서원 기자

2026년 7월 31일, 이곳은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전원주택.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전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마당 한쪽에는 오랜 세월 가지치기를 거쳐 층층이 수형을 다듬은 소나무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그사이로 다채로운 꽃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잘 정돈된 천연 잔디밭과 그 위에 놓인 고급 바비큐용 테이블, 그리고 담장 아래 동네 길고양이 전용의 귀여운 ‘미니 호텔’까지…. 많은 이들이 꿈꿔온 전원생활의 로망이 그대로 현실화된 듯한 풍경이었다.

‘한국의 잭 웰치’로 불리던 손욱의 집이다. 그는 은퇴 후 도시를 뒤로하고 고즈넉한 전원생활을 택했다.

손욱이 용인 전원주택으로 이사 온 건 2003년이다. 그는 요즘 70평짜리 전원주택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평생 자신을 내조한 아내를 위한 노년의 보답이다.

그가 집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다름 아닌 부엌이다. 그는 요즘 집 안에서 ‘셰프’로 통한다.

손욱 전 농심 회장. 강정현 기자

손욱 전 농심 회장. 강정현 기자

키 184㎝ 장대한 체격의 그가 부엌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칼을 잡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능숙한 손길로 이것저것 챙기던 손욱은 취재진에게 이리 와보라는 듯 가만히 손짓했다. TV 드라마에서나 보던 ‘대기업 회장님 댁’ 부엌, 그 안에는 온갖 산해진미와 몸에 좋은 최고급 식재료가 있진 않을까, 기대감에 가득 찬 취재진 앞에 그가 내놓은 것은 뜻밖에도 거창함과는 거리가 한참 먼 식재료였다.

사실 손욱은 10여 년 전 큰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아야 했던 전립선암 환자였다. 몸을 혹사시키는 걸 알면서도 밤낮없이 치열하게 일했던 그는 암이란 경고등이 켜지고 나서야 비로소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계속)

“농심에서 일할 때 전국 장수촌을 전수조사했더니, 놀라운 공통점을 찾았다.”
그 후 장수촌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따라하는 손욱은 코스트코에 갈 때마다 ‘이것’을 꼭 사 온다. 마시는 물도 깐깐하게 고른다. 오염물질을 걸러낸다는 특정 브랜드 제품을 집에 쌓아두고 마신다.

‘삼성 혁신의 주역’ 손욱의 장수 비결과, 이건희 회장이 13시간 동안 세 번이나 보고서를 퇴짜 놓은 그날의 전말,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1868
“당뇨·치매 막는다” 92세 과학자, 믹스커피에 매일 타먹는 것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1357

20년간 감기 안 걸렸다…94세 방사선 교수의 ‘20분 습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4050

“저승 간 사람은 이유 있다”…91세 애주가, 술에 타먹는 이것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868

박카스에 ‘이 가루’ 타먹는다…전립선암 이긴 90세 약학자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4043

김서원.이민정.선희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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