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허위 종결’ 부 경장, 구속 기소…허위공문서 혐의 추가
중앙일보
2026.09.17 23:56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제주에서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는 허위공문서 작성과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까지 추가됐다.
제주지검 형사1부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30대 부 모 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로 18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형사1부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4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에는 경찰청과 제주경찰청, 제주서부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부 경장의 휴대전화를 다시 포렌식하는 한편 피고인과 참고인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부 경장이 사건 처리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상급자의 지휘·감독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실종자의 범죄 관련성 등을 판단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진행돼야 할 합동심의도 부실하게 운영된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합동심의는 단체대화방을 통해 형식적으로 이뤄졌으며, 실종자 가족이 소재 파악을 요청했음에도 제때 대응하지 않는 등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부 경장이 내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또 112신고처리시스템과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15일 30대 여성 장 모씨와 7월2일 60대 박 모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각각 접수한 뒤 이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실종자는 이후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지난달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장씨는 같은 달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각각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공소 유지와 함께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의 문제점을 규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소청 전환 이후에도 수사기관의 사건 암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제주서부경찰서 전 형사과장과 실종팀장, 팀원 등 8명에 대해서도 직무유기 등 혐의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