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꿀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매주 갈아치우고 비강남권으로 상승세가 번지고 있는데도 중과세와 대출·거래 규제 등 수요 억제 정책을 손질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오히려 집값 불안에 대한 진단은 시장 인식과 괴리가 깊었다. 일부 강남권 집값이 내리는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치솟고 있는데, 이 대통령은 이를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규제 이후 나타난 풍선효과를 정상화 과정으로 풀이한 것이다. 부동산 정책 가운데 가장 반발이 심한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민의 전월세 고통과 관련해서도 질문자를 탓하고 이렇다 할 설명이 없이 빠져나갔다. 대신 국민은 “부동산 공화국을 벗어나는 게 이 정부의 중심 과제”라며 “다른 정부는 그러려고 했으나 안 됐지만 이 정부는 한다”는 반복된 다짐을 들어야 했다.
11일 다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전세 비중은 2017년 4월 65.6%에서 2026년 4월 50.2%로 15.4%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 비중은 34.4%에서 49.8%까지 15.4%p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비중이 10년 전 31.3%p 격차에서 올해 0.4%p 차이로 좁혀지며 전세 중심이던 서울 임대차 시장 구조가 점차 월세 중심으로 옮겨지는 추세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뉴스1
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함께 단기적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와 2022~2025년 인허가·착공 감소를 꼽았다. 하지만 공급 기반을 약화한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의 대규모 정비구역 해제가 미친 영향은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공급 감소의 원인 진단에서부터 ‘남 탓’한 것 아닌가.
86주 상승이라는 시장의 경고는 엄중하다. 기존 기조를 고수할 게 아니라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은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