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정 운영 지지율이 최저 수준을 경신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 뜻과 삶을 더 살피겠다’는 문구를 내걸고 어제 대국민 기자회견을 했다. 취임 후 472일을 돌아보며 “더 섬기는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며 국민의 실망과 걱정이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연임 개헌 논란에 대해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민심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고 있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도 여러 곳 보인다. 본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에 대해서는 “모든 일은 순리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며 “특검 권한 중 기소 사건에 대한 이송·처분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달라”고 했다. 여당 내에서도 반대가 많았던 특검의 공소취소권 부여를 정리한 걸 제외하면 나머지 입장은 변함이 없다. 특히 “저로서는 알고 있는 진상이 있다”고 한 부분은 오히려 대통령의 예단을 통해 특검에 부담을 준 발언이고, 특검 수사 이후 검찰이 공소를 취소하는 절차를 염두에 둔 것이란 의구심을 낳는다. 정녕 이 문제를 ‘순리’에 맡긴다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부터 접어야 한다. 겹겹의 조사를 통해서도 밝혀지지 않은 조작기소 확신을 갖고 공소취소모임 대표를 맡았던 이에게 공정해야 할 법무장관직을 맡기며 ‘순리’를 말하는 건 모순되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의 임명은 “국민이 옳다”고 몇차례 이 대통령이 힘주어 말한 것과도 배치된다.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절 의견이 절반을 훨씬 넘는다. 임명을 당연시하며 인사청문보고서를 단독 처리한 여당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발언의 상당 부분은 진보 진영과 ‘코어 지지층’ 달래기에 할애됐다.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진영 결속을 호소하면서 보수 진영은 배제한 메시지가 어떻게 ‘모두의 대통령’에 부합할 수 있나. 국정 정상화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의 목소리를 수용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