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부정 여론 의식했나...트럼프 “AI 포스 창설, AI 차르 임명”

중앙일보

2026.09.19 14:12 2026.09.19 21:1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인공지능(AI)의 위험성과 관련한 경고를 음모와 사기라며 강하게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AI를 전담하는 ‘AI 포스(AI force)’를 창설하고, 새로운 AI 고문인 ‘AI 차르(AI czar)’를 임명하겠다고 예고했다. 중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판단에 ‘AI 속도전’을 밀어붙이고는 있지만, 그 역시 데이터 센터에 부정적인 여론과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지난 2019년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가 1기에 창설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우주군처럼 AI 포스를 창설하겠다. 이를 위해 머지않은 미래에 AI 차르를 임명할 것”이라며 “IQ가 높은 사람들만 지원하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AI 포스의 성격이나 권한, 소속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연방 감독(oversight) 조직으로 해석하며 “대통령이 연방 차원에서 AI 산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AI 차르의 후보군이나 역할이 무엇인지도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는 벤처 투자자 데이비드 색스를 AI 및 암호화폐 총괄 책임자로 임명했으나, 색스는 해당 직책에서 물러나 외부 자문역인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공동의장을 맡았다. 트럼프가 AI 차르를 새로 임명한다면 색스에 이어 두 번째 AI 총괄고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트럼프의 글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WSJ는 “지난 3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거의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자신이 사는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강하게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AI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트럼프의 견해는 유권자들이 느끼는 바와는 거리가 있다”며 “AI에 대한 유권자들의 시각에 대한 트럼프의 걱정은 그의 SNS 글에서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는 이날 AI의 위험성과 관련한 주장은 민주당 급진좌파가 만들어낸 사기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면서 “이 놀라운 산업의 성장을 결코 저해하거나 억누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악용 사례 또한 주시할 것이며, 이미 마련돼 있는 형사 및 민사 사법 시스템을 통해 매우 쉽게 대처할 수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이날 또다른 글을 통해 AI의 명칭을 어떻게 바꿀지 직접 투표를 올려 팔로워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트럼프는 “이 새로운 현상을 훨씬 더 우아하고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우월지능(Superior Intelligence, SI), 극한지능(Extreme Intelligence, EI), 혹은 최고지능(Supreme Intelligence, SI)일 것”이라며 “투표를 올렸으니 모두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 역시 AI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인식을 고려한 명칭 변경 제안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언급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최근 앤트로픽의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를 필두로 업계 지도자들이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AI 관련 의제가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과도한 규제가 AI 개발 속도를 늦춰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시진핑 역시 최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중국 주도의 ‘브릭스 AI 오픈소스 지대’ 창설을 제안했다.

한편 22일 개막하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도 AI의 위험성 관리가 다양한 회의와 연설을 통해 주된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아모데이의 속도 조절론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브리핑에 나선다. 해당 회의는 AI에 대한 통제력 상실 위험 등을 다루기 위해 소집됐다.



유지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