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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가 더 높은 금리? 카드론도 ‘금리 역전’ 5개월째

중앙일보

2026.09.2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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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가 높을수록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일반적인 금리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은행권 대출에 이어 카드론에서도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가 오히려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금리 역전’ 사례가 5개월 연속 나타났다. 중금리대출 확대 속에 중·저신용자 금리는 내리는 반면 고신용자 금리는 오르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는 14.10%로 1년 전인 지난해 8월과 같았다. 그러나 신용점수별로 사정은 달랐다. 900점 초과 차주의 평균금리는 1년 새 10.92%에서 11.84%로 0.92%포인트 오른 반면, 800점 이하 차주의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501~600점은 0.47%포인트 내렸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일부 카드사에서는 금리 차가 좁아지는 데 그치지 않고 역전까지 나타났다. 지난달 A카드사의 900점 초과 금리는 13.72%로 801~900점(12.50%)보다 1.22%포인트 높았다. 이같은 역전 현상은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8개사 중 한 곳 이상에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중금리대출 확대를 금리 역전의 배경으로 꼽는다. 중·저신용자 금리가 낮아지며 신용등급별 격차가 좁아져 일부 구간에서는 고신용자 금리가 오히려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8개사의 올해 상반기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41.7% 늘어난 4조9458억원이었다. 금융당국도 지난달부터 여전사가 늘린 민간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분에 포함하지 않도록 해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한편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비용이 크게 올랐는데도 카드론 평균금리는 제자리였다. 8개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1년 새 2.81%에서 4.42%로 뛰었지만 카드론 평균금리는 14.10%로 같았다. 중금리대출 확대로 중·저신용자 금리가 낮아진 영향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 4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서울 중구 KB희망금융센터에서 열린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민간 금융권의 포용금융 확산을 위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지난 4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서울 중구 KB희망금융센터에서 열린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민간 금융권의 포용금융 확산을 위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은행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신용대출 금리는 1년 새 900점 초과는 0.65%포인트 오른 반면 700점 이하는 0.45%포인트 내렸다. 7월 가계대출에서도 5대 은행 중 2곳은 600점 이하 금리가 바로 윗 신용구간보다 낮았다.


그간 신용을 성실히 관리해 온 차주를 오히려 역차별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는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가격인데, 차주의 신용위험이 금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시장의 가격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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