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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파기” “방만 안 돼”…추미애·김민석, 영화제 예산 두고 세번째 격돌

중앙일보

2026.09.20 06:58 2026.09.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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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와 추미애 당시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국토대전환 관련 광역단체장 당선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5일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와 추미애 당시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국토대전환 관련 광역단체장 당선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지사가 20일 다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발톱을 세웠다. 경기도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예산 삭감을 김 대표가 비판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추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경기도가 지원하는 영화제는 2026년 본 예산 기준으로 40억원이고, 이중 도비가 31억원으로 전체의 77.5%를 차지한다”며 “반면 티켓·후원·협찬 등 자체 수입은 1억1000만원으로 전체의 2.8%에 불과해 사실상 도비에 의존해 운영되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근 집행위원장 등 71명의 인건비에 연간 14억원이 투입되는 등 관객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아도 매년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조직 운영비가 과도하다”고 했다.

추 지사는 “서울시는 15개 영화제에 10억3000만원을 집행하고, 인천시의 디아스포라영화제 연간 예산도 6억원 수준”이라고도 했다. 경기도는 이달 초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 악화를 이유로 영화제 도비 지원금을 31억원에서 24억4700만원으로 감액했지만, 그 규모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는 크다는 주장이다. 추 지사는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이 방만한 운영의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며 “도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이도록 관행적 고비용 운영구조와 비효율적 예산 집행을 철저히 바로잡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일 전남광주특별시의 한 독립영화관에서 개최한 청년영화인들과 간담회에서 “(경기도의 DMZ다큐영화제 예산 규모 축소는) 계약 파기”라며 “책임 있는 공공이 도의적, 신의적 파괴 행위를 한 것”라고 했다.

김 대표와 추 지사는 최근 사사건건 맞붙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8일 당 공식 유튜브인 ‘민주당TV’에 출연해 추 지사가 6∙3 지방선거 당시 친정청래계(친청계) 유튜버인 박시영씨가 운영하는 정치 컨설팅 업체에 21억여원을 지출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가격의 적정성과 계약 내용의 투명성을 당 차원에서 관심 있게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자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즉각 “데이터와 노하우가 축적된 업체와 계약해 선거 업무를 치르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시영씨도 자신의 유튜브에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이재명 당시 후보의 전략 컨설팅 등을 똑같이 했었다”고 했다. 20일엔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유튜브 정치권력이 정치를 휘두르는 모습이 드디어 공개됐다”며 “이번 기회에 뜯어내야 한다”는 글을 올려 김 대표를 지원하는 등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검찰 출신 김지용 변호사가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에 지명되자 추 지사가 “대통령이 내란 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촉발한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김 대표는 14일 “민주당 책임 있는 정치인 또는 도지사의 발언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전조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추 지사는 20일에도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를 추가검증한다고 하는데 어떤 시각에서 하고 있느냐”라며 “제청권자인 행정안전부는 더는 윤석열의 용병 김지용 구하기 대변인 노릇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5월20일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경기도 여주시 민주당 박시선 여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20일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경기도 여주시 민주당 박시선 여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딸”과 “DJ의 황태자”로 불렸던 두 사람이 앙숙이 되어가는 모양새다. 추 지사가 민주당 대표이던 2020년 김 대표의 복당을 거드는 등 두 사람은 최근까지도 친밀한 관계였다. 그러나 지난 8·17 전당대회 국면에서 인연이 긴 김 대표가 아닌 지지층이 겹치는 정청래 전 대표를 링 밖에서 거들었다. 정 전 대표가 지난달 9일 페이스북에 “어머니 정청래입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쓰자, 추 지사는 “지금까지 보여준 개혁의 일관성과 진심을 믿는다. 힘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런 와중에 추 지사와 김 대표는 21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리는 경기도와 민주당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맞닥뜨리게 됐다. 예산정책협의회는 중앙당 지도부와 지방자치단체·시도당 관계자들이 만나 지역 현안을 점검하고 국비 예산 확보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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