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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용감했다… 남자농구 문정현-유현 동반 金 “부모님이 몰래 와서 더 기뻐”

중앙일보

2026.09.20 07:19 2026.09.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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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딴 뒤 활짝 웃는 문정현(왼쪽)과 문유현(오른쪽) 형제. 뉴스1

금메달을 딴 뒤 활짝 웃는 문정현(왼쪽)과 문유현(오른쪽) 형제. 뉴스1

형제는 용감했다. 문정현(25·수원 KT)과 문유현(21·안양 정관장) 형제가 나란히 아시안게임(AG)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20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었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100-83로 한 차례 이겼던 대표팀은 또 한 번 일본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AG 이후 12년 만의 쾌거다.

이번 대표팀의 유일한 형제 선수인 문정현과 문유현는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사람은 2023년과 2025년 최초의 ‘1순위 형제 선수’가 된 데 이어 또 한 번 영광을 함께 누렸다. 문정현은 “울산에서 온 촌놈들이 이렇게 형제 동반 금메달 딸 수 있다는 게 집안의 경사다. 뜻깊다”고 말했다. 문유현은 “너무 기분 좋고, 정말 꿈꾸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해낼 수 있을까. 현실로 다가올까’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막상 따고 나니 실감이 난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엔 형제의 부모님이 찾아왔다. 문정현은 “부모님이 오늘 안 오신다 했는데 몰래 오셨다. 울컥했다. 부모님 목에 금메달 두 개를 걸어 드렸다. 너무 좋아하셨다. 표랑 숙소도 직접 구하셨다. 원래 먼 거리는 잘 안 오시는데 아들 둘이 결승해서 오신 것 같다”고 웃었다.
수원 KT 포워드 문정현(왼쪽), 안양 정관장 가드 문유현 형제. 장진영 기자

수원 KT 포워드 문정현(왼쪽), 안양 정관장 가드 문유현 형제. 장진영 기자


둘은 형제지만 세 살 터울이라 같은 팀에서 뛸 기회가 거의 없었다. 2023년 고려대에서 1년 동안 같이 뛴 게 유일했다. 그만큼 이번 대표팀 동시 발탁은 더욱 기쁜 일이었다. 문정현은 “동생이 다른 팀에서 뛸 땐 많이 밉고, 빨라서 얄미웠는데 같은 팀에 있으니까 되게 든든했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잘 했다.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셨다”고 했다.

사실 문정현은 안영준의 부상으로 급작스럽게 팀에 합류했다. 문유현은 “형이 팀에 합류한 지 한 하루 만에 경기를 뛰었는데도 불구하고 좀 팀에 잘 녹아들었다. 헌신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는 거 같다”고 했다.

1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대한민국 문정현이 슛을 하고 있다. 뉴스1

1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대한민국 문정현이 슛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 당일 대표팀은 오전 연습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버스가 오지 않아 산책으로 대체했다. 키가 큰 선수들에게 좁고 불편한 침대에 세면대 물까지 새서 고생했던 대표팀으로선 더욱 황당한 해프닝이었다. 문정현은 “솔직히 숙소는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이해했는데, 훈련 준비를 한 상태에서 나왔는데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저녁 경기면 오전에 운동을 한 번 해줘야 한다. 초반에 몸이 무거웠던 이유 중 하나였던 거 같다. 그 분노를 코트에서 풀어낸 것 같다”고 했다. 문유현은 “결승을 일본이랑 한다고 그런 건지, ‘좀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 일본 측에서 신경써줘야 하는 부분이었다”고 했다.


일본이 1진을 내진 않았지만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것도 적지에서 두 번을 싸우게 되는 상황이었다. 문정현은 “일본을 이겼지만, 분명 결승에 올라올 것 같았다. 1.5진이라고는 하지만 ‘전설의 1군’ 빼고는 베스트멤버라 부담이 있었는데, 형들 덕분에 금메달을 딴 것 같다”고 말했다. 문유현은 “저도 형들한테 너무 고맙다. 평가전 때 크게 졌다. 그거를 만회하고자 아시안게임 때 좋은 성적을 보답을 드리고 싶었는데 국민들의 좀 마음을 돌려 놓은 거 같다”고 했다. 문유현은 “아직 신인이고, 부족한 점이 많은데 남들이 못 누리는 경사를 누려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문정현은 “오늘 안 풀릴 때 들어가서 수비를 너무 열심히 했다. 오랜만에 예뻐 보였다. 우리가 흐름이 되게 안 좋을 때 유현이가 들어가서 나왔는데, 숨을 엄청 헐떡이더라. 간절한 것처럼 보였다”고 동생을 칭찬했다. 문유현은 “형은 칭찬할 게 너무 많은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기록에는 보이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해 주는 게 너무 많다. 모두 형하고 뛰고 싶어하는데, 대표팀에서 나도 느꼈다”고 말했다.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문유현이 슛을 하고 있다. 뉴스1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문유현이 슛을 하고 있다. 뉴스1

더 나아가 문유현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형이 저희 팀으로 와서 같이 뛰는 그런 그림이 나오면은 너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형의 생각은 좀 달랐다. 그는 “저는 일단 아직 같이 뛴다는 생각 안 해봤다. 부모님은 일단 좋아하실 것 같다. 하지만 저는 KT에 남아서 오래 남고 싶다. 아직 같이 합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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