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은 약 50분 만에 끝났다. 정식 양자회담이 통상 1시간을 넘겨 진행돼온 점을 감안하면 짧은 편이다.
여권 관계자는 20일 중앙일보에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에 맞춰 회담을 열어 여러 현안의 물꼬를 트려 했지만 어그러졌다”며 “짧은 시간 여러 현안을 짚다 보니 그저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를 17일 국회에 보고한 뒤 18일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미국 내 원전 8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투자 조건을 둘러싼 막판 조율이 길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협상은 MOU 문구를 놓고도 진통을 겪고 있다. 한 소식통은 “‘당장 시작한다’인지 ‘검토한다’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 하나하나 검토 중”이라며 “미국은 최대한 구속력 있게, 우리는 최대한 확정적이지 않게 담으려는 게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차는 회담 뒤 양국 발표문에서도 드러났다. 한국은 ‘양 장관’을 주어로 공조를 강조했지만, 미국은 현안마다 ‘루비오’를 주어로 요구를 적시했다.
호르무즈 문제도 한국은 조 장관이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한 실질적 기여 의지를 설명했다”고 했지만, 미국은 루비오가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했다. 한국 발표에 없던 미국 기업 문제도 미측은 “공정하고 투명하며 공평한 사업 환경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견을 좁히려면 대미 투자 결과물이 필요하고, 미측이 원하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협상을 진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