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의 첫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를 공개한 이후, 국내에선 외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8’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아이폰 듀오 공개 이후 일주일간 갤럭시Z 폴드8의 국내 판매량은 전주 대비 약 10% 증가했다. 업계는 애플 신제품을 확인하려고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 일부가 갤럭시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합류로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가격과 출시 시점 등이 소비자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두 제품의 국내 가격 차이는 100만원이 넘는다. 256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 아이폰 듀오의 출고가는 329만원으로 갤럭시Z 폴드8(227만8100원)보다 101만1900원 비싸다. 미국에서는 같은 용량의 두 제품 가격 차이가 약 100달러다. 아이폰 듀오의 최고 사양인 2테라바이트(TB) 모델 가격은 509만원이다.
출시 일정도 구매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시 시점은 10월 말~11월 초로 안내됐다. 공개일부터 국내 출시까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반면 갤럭시Z 폴드8은 이미 판매 중이라 바로 구매해 쓸 수 있다.
휴대성의 경우 아이폰 듀오의 무게가 254g으로 갤럭시Z 폴드8보다 53g 무겁다. 접었을 때 두께도 11.3㎜로 폴드8보다 0.7㎜ 두껍다.
대화면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다르다. 아이폰 듀오는 화면을 두 개로 나눠 앱을 사용하는 고정 2분할 방식을 지원한다. 갤럭시Z 폴드8에서는 최대 3개 앱을 한 화면에 띄우고 창 크기를 조절하거나 팝업 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문서를 보면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메신저로 내용을 공유하는 식이다.
김영옥 기자
삼성전자는 애플의 폴더블 시장 진입을 자사 제품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과 강남 코엑스 등 국내외 주요 장소에 ‘웰컴 투 폴더블’ 옥외 광고를 내걸었다. 경쟁사의 합류를 환영하는 동시에 2019년 첫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이후 쌓은 개발 경험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폴드8을 포함한 새로운 갤럭시Z 시리즈는 국내 사전판매에서 144만 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스위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사진과 연락처 등 기존 데이터를 새 기기로 옮기고, 에어드롭 호환 기능을 제공하는 ‘퀵 셰어’로 다른 기기와 파일을 공유하도록 했다. 기기를 바꿀 때 데이터를 옮기고 파일 공유하는 데 따른 불편을 줄여 아이폰 이용자를 갤럭시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소비자에게는 100만원 넘는 가격 차이와 구매 대기 시간이 갤럭시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기존 아이폰 이용자는 다른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아이폰 듀오 출시 이후 구매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