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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방산업체 연쇄테러…푸틴 ‘하이브리드 공격’에 EU 뚫렸다 [밀리터리 브리핑]

중앙일보

2026.09.20 13:00 2026.09.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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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 각지에서 발전소·공항·군수 공장 등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분석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현재 EU는 이 같은 형태의 공격에 대응할 수 없으며,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①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새로운 하이브리드 대응 전략 마련 촉구
9월 16일(이하 현지시간),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유럽 집행위(EC)에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공동 대응 체계인 ‘비상안보의정서(Emergency Security Protocol)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

2018~2025년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으로 의심되는 공격 발생 지점. 미 의회

2018~2025년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으로 의심되는 공격 발생 지점. 미 의회


이는 무력 침공으로 간주할 수 없지만,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해저케이블 절단·핵심기반시설 훼손 등에 대해 한 EU 회원국의 요청하면 전 회원국이 즉각 협의·대응하는 메커니즘이다. 사실상 ‘유럽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제4조(집단방위)’에 해당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영국·노르웨이·우크라이나·캐나다를 망라하는 ‘유럽안보이사회(ESC)’ 신설과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도 제안했다.

이 발언은 최근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배후로 의심’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이 급증한 가운데 나왔다. 2024년 러시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하이브리드 공격이 2023년보다 약 4배 급증했다. 2022년 2월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공격은 최소 151건에 달한다.

최근 사례를 보면, 2025년 10월, 폴란드와 루마니아가 우크라이나 택배사 노바포슈타를 이용한 자가발화 소포 테러 음모를 적발했다. 그해 11월 러시아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인 3명을 모집해 폴란드 철도망을 공격한 혐의로 조사받았다. 11~12월에는 프랑스 핵잠수함 기지인 일롱 상공에 무인기가 출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026년에도 공격은 계속됐다. 지난 8월 독일 라이프치히공항에서 폭발물 탑재 드론이 발견됐고, 9월 뮌헨에서 방위산업체 로데앤슈바르츠 사옥에 방화 공격을 시도한 불가리아인 2명이 체포됐다. 독일 연방경찰은 2026년에만 165건 이상의 사보타주 의심 사례를 집계했다.

러시아는 이러한 공격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으나, 서방 정보기관과 연구기관은 러시아 정보총국(GRU)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IISS)는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50건 이상의 러시아 연관 사보타주를 문서화했으며, 나토는 2025년 사보타주 위협 수준이 “사상 최고”라고 평가했다.

기존 EU 상호방위조항인 제42(7)조는 ‘무력침공(Armed Aggression)’에만 발동해 하이브리드 공격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새 비상안보의정서가 회원국의 만장일치 의사결정을 거친다면 EU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에 대해 자동적 정보공유·제재·대응을 규정할 수 있게 된다. EU는 나토와 보완하면서도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억지력을 갖게 된다.

다만 의정서의 법적 근거·권한·의사결정 절차는 미정이어서, 제안이 구속력 있는 조약으로 구체화하려면 회원국 간의 긴 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②미 공군, F-16 전투기와 C-17 수송기 다시 도입하나
6세대 전투기 F-47과 차세대 공중급유기와 수송기 등 등 첨단 전력으로 탈바꿈하려는 미국 공군이 기존 운용하던 전력 기반을 다시 검토하거나 제안받고 있다. 디펜스 블로그 등 외신에 따르면,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제작사이면서 기존에 운용하는 F-16 제작사이기도 한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에 F-16G라는 신형 전투기를 제안했다.

미군 공군 전략 수송의 핵심 축인 C-17 수송기. 미 공군

미군 공군 전략 수송의 핵심 축인 C-17 수송기. 미 공군


록히드마틴이 F-16G를 제안한 배경에는 뚜렷한 전력 공백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미 공군은 국방전략에 따라 전투기 보유 대수를 늘려야 하지만, 주력 5세대 스텔스기인 F-35의 생산 속도와 인프라는 노후한 F-16의 퇴역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F-16G는 최신 F-16 블록 70/72 기반에 동체에 장착하는 컨포멀 연료탱크(CFT)와 600갤런 대형 날개 하부 연료탱크를 탑재해 항속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또 적외선 탐지·추적 장치(IRST) 포드와 스나이퍼 타겟팅 포드 등 첨단 센서를 통합해 탐지·전투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F-16G는 F-35 생산 라인과 별개인 생산 라인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싼 비용으로 빠르게 공군기 수량을 채워줄 최적의 ‘하이-로우(High-Low) 믹스’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미리코그니션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전략 수송 전력의 핵심이지만 생산을 중단한 보잉의 C-17A 수송기를 다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 공군은 C-17과 C-5M을 장기적으로 하나의 차세대 대형수송기인 NGAL로 대체하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NGAL이 실제 전력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NGAL은 2040년대에 등장할 전망이다. 그때까지 C-17 전력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전략수송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문제다.

보잉은 2015년 롱비치 공장에서 마지막 C-17을 인도한 뒤 생산을 종료했으며, 총 279대를 생산했다. 이 때문에 11년 가까이 닫혀 있던 생산라인을 다시 여는 것은 단순히 공장 문을 여는 문제가 아니다. 생산설비와 공구를 복원하고, 협력업체를 확보하며, 단절한 숙련인력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미 의회도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재생산 비용과 산업기반 복구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C-17 재생산 검토가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이 기체가 가진 가치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C-17은 대형 화물과 병력뿐만 아니라 장갑차·헬기·공수부대 등을 운송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짧은 활주로에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미 공군은 수십 년간 축적한 운용·정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수송기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기술적 불확실성이 낮다.

록히드마틴의 신형 F-16G 제안과 미 공군의 C-17 수송기 생산 재개 검토는, 최첨단 기술의 환상 뒤에 숨겨진 ‘수량 부족’과 ‘전략적 수송 능력의 한계’라는 현실적 난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③프랑스, 드론 위협에서 전차부대 생존성 높이려는 실험 착수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차의 생존성과 기동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바꾸고 있다. 드론과 정밀화력, 인공지능과 연결망이 결합하면서 전선 수십 ㎞가 사실상 ‘투명한 전장’이 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육군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주력 전차인 르클레르의 운용 방식부터 미래 장갑차량의 형태까지 전반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

프랑스 육군의 르클레르 전차. 프랑스 육군

프랑스 육군의 르클레르 전차. 프랑스 육군


가장 최근의 실험은 전차부대를 더 작게 쪼개는 것이다. 디펜스 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제7기갑여단의 중기병 소대는 통상 르클레르 전차 4대와 VBL 경장갑차 4대로 구성되지만, 이를 여러 개의 작은 ‘레고 블록’처럼 분산 운용하는 방안을 시험하고 있다.

드론이 상시 감시하는 전장에서 대규모 기갑부대는 발견되는 순간 포병이나 공격 드론의 표적이 되기 쉽다. 반대로 전차 1~2대와 지원차량으로 쪼개면 적이 공격에 투입해야 할 비용과 노력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시험에선 전차 1대와 VBL 1대는 전술적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프랑스 육군은 현재 전차 2대와 VBL 2대를 하나의 기본 ‘블록’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편제 개편에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 육군은 소규모 부대가 상급 지휘관의 세부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휘 체계까지 바꾸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필요할 때는 작은 단위로 분산하고, 돌파 기회가 생기면 다시 결집하는 ‘분산-집중’ 방식이다. 제7기갑여단은 올해 오리온(ORION) 26 훈련에서도 새로운 편제를 시험했다.

장비 역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6월 말, 존 밀리터리에 따르면, 프랑스 육군 기갑학교의 미래전 구상에서 르클레르 전차보다 가볍고 기동성이 높은 중형 궤도장갑차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른바 ‘Dragons 2.0’은 중형 궤도 플랫폼과 무인체계를 결합해 적진을 공격하고, 더 무거운 ‘Cuirassiers 2.0’은 고강도 돌파 임무를 맡는 개념이다. 정찰·공격·돌파를 하나의 대형 전차가 수행하기보다 여러 플랫폼과 드론·로봇으로 나눠 맡는 방안이다.

프랑스가 얻은 우크라이나전의 교훈은 “전차가 사라진다”가 아니라 “전차만으로 싸우는 시대가 끝났다”는 데 가깝다. 프랑스 육군의 실험은 전차의 생존성을 높이는 방법이 장갑을 더 두껍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부대 자체를 작고, 분산하고, 연결한 형태로 바꾸는 것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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