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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발치 전 한번 더 재근관치료…미세현미경이 되살리는 치아의 마지막 기회

중앙일보

2026.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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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다인아트치과의원 원장.

박민주 다인아트치과의원 원장.


신경치료(근관치료)를 받았던 치아가 세월이 지나 다시 붓고 시큰거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적지 않은 분들이 치과에서 "이 이는 빼고 임플란트를 하자"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그 결론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선택지가 있다. 바로 재근관치료, 즉 신경치료를 다시 하는 것이다.

근관치료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처음 치료 때 미처 찾지 못한 가느다란 부근관, 석회화 되어 막힌 통로, 끝내 제거되지 못한 세균과 낡은 충전재가 그것이다. 이는 환자가 관리를 잘못해서라기보다 근관 자체가 워낙 미세하고 변이가 많은 구조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재근관치료는 기존 충전물을 걷어 내고 감염된 근관 내부를 다시 정밀하게 소독·밀폐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근관이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나무뿌리처럼 복잡하게 갈라져 있어, 맨눈과 감(感)만으로는 온전히 치료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여기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치과용 미세현미경이다. 근관을 수십 배로 확대하고 강한 빛을 곧게 비추어 그동안 놓쳐 온 숨은 근관과 미세 균열, 부러진 기구, 뿌리의 갈라진 틈까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처치할 수 있다.

어림짐작으로 파 들어가던 치료가 '보이는 것을 정확히 다루는' 치료로 바뀌는 것이다. 그만큼 건강한 치질(치아 조직)의 불필요한 삭제를 줄이면서, 재치료의 성공률과 예측 가능성을 눈에 띄게 끌어올린다. 좁은 입구를 크게 열지 않고도 정밀하게 접근할 수 있어 뿌리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의 위험도 줄어든다. 실패로 여겨져 발치가 권고되던 치아 중 상당수가, 현미경 아래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러나 재근관치료의 진정한 가치는 결국 '내 치아를 지킨다'는 데 있다. 아무리 정교한 임플란트라도 자연치를 온전히 대신하지는 못한다. 자연치에는 치아와 턱뼈 사이에서 씹는 힘을 완충하고 미세한 감각을 전하는 치주인대가 있지만 임플란트에는 없다.

임플란트는 치주염에서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관리에 소홀하면 임플란트주위염 같은 합병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무엇보다 한 번 뽑은 치아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잘 이루어진 재근관치료로 살려 낸 치아는 장기적으로도 임플란트에 견주어 손색없는 수명을 보이면서, 내 몸이 만든 진짜 치아라는 이점까지 그대로 지킨다.

물론 모든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뿌리가 심하게 파절됐거나 남은 치질이 거의 없다면 발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그 결론은 성급한 짐작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 뒤에 내려져야 한다. 임플란트는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할 마지막 대안이지, 서둘러 꺼내들 첫 선택이 아니다.

치아 통증이 재발하거나 발치를 권유 받았더라도 곧바로 포기하기보다는 미세현미경 등을 통한 재치료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해 보는 것을 권한다. 임플란트에 앞서 살릴 수 있는 자연치아를 먼저 보존하는 노력이 치료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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