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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대동맥판막 굳는 협착증, TAVI로 치료 문턱 낮아져”

중앙일보

2026.09.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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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기육 순환기내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노화로 판막 굳어 심장에 과부하
기기 발전으로 시술 안정성 높아져
건보 확대로 시술 비용 부담 줄어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가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위험성과 TAVI 시술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가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위험성과 TAVI 시술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삶의 질과 생명을 위협하는 퇴행성 심장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심장의 관문 역할을 하는 판막이 딱딱하게 굳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이 대표적이다. 제때 판막을 교체하지 않으면 2년 내 절반 이상이 사망할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가슴을 열지 않고 카테터(가느다란 도관)로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이 활성화되고 건강보험 급여 기준까지 개편되면서 치료 선택지가 한층 넓어졌다. 다가오는 ‘세계 심장의 날’(9월 29일)을 맞아 대한심혈관중재학회장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를 만나 대동맥판막협착증의 특징과 최신 치료 경향을 들었다. 장 교수는 TAVI 시술을 1500례(例) 이상 집도한 이 분야 권위자다.


Q :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어떤 질환인가.
A : “대동맥판막은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있는 판막으로 문처럼 열렸다 닫혔다 하며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낸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동맥판막이 딱딱하게 굳고 좁아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노화로 인해 혈액 속 칼슘이 판막에 축적되며 석회화가 진행된 결과다. 판막이 좁아지면 심장에 막대한 과부하가 걸리고 압력이 높아져 심장 근육이 뻣뻣해진다. 이로 인해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폐에 혈액이 차오르는 폐울혈이 생겨 호흡곤란을 겪고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든 상태로 악화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Q : 환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A :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으로 늘면서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75세 이상 인구의 약 5%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을 정도로 고령층에서 발병 빈도가 높다. 이 나이대 대표적인 심장 질환인 협심증보다 발병 빈도는 다소 낮을지 몰라도 중증도가 높고 급사 위험이 매우 크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갈수록 주목받고 있으며 경각심을 가져야 할 질환이다.”


Q : 치료 방법은 뭔가.
A : “근본적인 치료법은 병든 판막 대신에 새로운 판막을 넣는 것이다. 방식은 가슴을 절개해 손상된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적 대동맥판막치환술(SAVR)과 가슴을 열지 않고 다리 혈관을 통해 도관을 넣은 다음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로 구분한다. 수술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은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춘 뒤 진행해야 하므로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에게는 부담이 된다. 반면에 TAVI는 수면 또는 국소마취로 진행돼 회복이 빠른 편이다. 지혈이 잘 되면 6시간 후부터 일어나 앉을 수 있고, 다음 날부터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유럽·미국 등 해외에서는 연령과 수술 위험도, 해부학적 특성 등을 고려해 TAVI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방향으로 치료 환경이 변하고 있다.”


Q : 최근 TAVI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개편됐는데.
A : “기존에는 80세 이상이거나 수술 고위험군 환자 중심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주저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순환기내과·심장혈관흉부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심장통합진료팀 전원이 시술 필요성에 동의할 경우 급여 적용이 가능해졌다. 연령이나 수술 가능 여부 중심의 제한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환자의 전신 상태와 심장통합진료팀의 임상적 판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다 많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가 제때 시술받을 수 있어 치료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 시술 도입 초창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가장 크게 와닿는 점은 기기의 발전이다. 갈수록 시술 기구가 얇아지고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에 맞춘 다양한 인공판막이 도입돼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한 학회를 중심으로 시술 과정을 공유하는 라이브 심포지엄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시술의 표준화·평준화가 이뤄졌다. 초기에는 치료를 포기하거나 수술 고위험군 환자만 겨우 시술받는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과학적·기술적 발전 덕분에 많은 환자가 TAVI 치료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처럼 국내 TAVI 시술이 정착기를 맞은 가운데, 지난 7월 대한심혈관중재학회장으로 취임한 장기육 교수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에도 집중하고 있다. 장 교수는 “국내 TAVI 도입이 10년을 넘어서면서 과거 시술받은 판막의 수명이 다해 재시술하는 ‘TAVI-in-TAVI’가 화두로 떠올랐다”며 “이런 고난도 시술에 대한 교육과 기술 확산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지난 10년간의 누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기 치료 성적을 정립하는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심장의 날’을 앞두고 심장 건강 관리의 중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이번 캠페인 주제는 ‘Don’t miss a beat’로, 심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퇴행성 심장 질환인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굴이 까다로운 편이다. 심장 건강이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만큼 일상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Q : 심장의 경고 신호를 어떻게 알아챌 수 있나.
“평소 3층 높이의 계단을 쉬지 않고 올라가 보라고 권한다. 매일 또는 정기적으로 계단을 올랐을 때 예전과 달리 숨이 가쁘거나 가슴 통증, 어지럼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자녀나 보호자라면 부모님과 함께 외출했을 때 걸음걸이 속도나 호흡 상태가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유심히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심전도 검사를 국민건강검진 필수 항목으로 고려한다면, 대동맥판막협착증 같은 심장 질환을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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