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 등 단말기를 현금을 주고 빼돌리는 휴대폰깡' 수법으로 9억원 상당 단말기를 유통한 업자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A씨가 확보해 유통한 휴대전화, 사진 부산경찰청
급한 돈이 필요한 저신용자에게 이른바 ‘휴대폰 깡’을 권유하고, 휴대전화 분실보험까지 악용해 9억원 상당의 단말기를 챙겨 유통한 불법사금융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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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ㆍ대학생ㆍ주부 ‘묻지마’ 모집해 범행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사금융업 운영자인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를 통해 휴대전화를 개통하며 범행에 가담한 명의자 135명도 함께 검거했다.
A씨는 2022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출 플랫폼에 ‘당일 즉시 대출’, ‘저신용자 가능’ 등의 광고를 올려 주부와 대학생, 무직자 등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들에게 ‘내구제 대출’을 권유했다. 내구제는 ‘나를 스스로 구제한다’는 뜻의 속어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자기 명의로 고가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업자에게 넘기고 대신 현금을 받는 불법 자금 융통 방식이다. ‘휴대폰 깡’ 또는 ‘폰테크’라고도 불리는 내구제 대출을 받은 저신용자는 당장 현금을 챙길 수 있지만, 단말기 할부금과 통신요금 등은 떠안아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다.
A씨는 명의자가 새 휴대전화를 개통해 건네면 1대당 20만∼1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추가로 돈을 주겠다고 제안하며 이미 넘긴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것처럼 신고하도록 했다. 명의자들은 이런 식으로 분실보험을 통해 받은 보상 단말기까지 A씨 측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동통신 3사는 2022년부터 통신사 대리점에 예방 홍보물을 비치하고 직원 교육을 하는 등 내 구제 대출의 위험성을 알려왔다. 명의자가 넘긴 휴대전화와 유심이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집중적으로 경고했다. 하지만 금융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자를 모집해 벌이는 휴대폰깡 범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저신용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 등 단말기를 현금을 주고 빼돌리는 휴대폰깡' 수법으로 9억원 상당 단말기를 유통한 업자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A씨가 사무실을 경찰이 압수수색하는 장면,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해 11월에는 전남경찰청이 휴대전화 명의자를 모집해 스마트폰 약 2400대를 허위로 분실 신고하고 보험금 46억원을 가로챈 일당 60명을 검거했다. 이들이 빼돌린 단말기는 해외로 밀수출돼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 불법 투자 리딩방 운영 등에 악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상담원과 휴대전화 기사 등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해외로 유통된 단말기가 대포폰이나 다른 범죄에 사용됐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