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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님 황송” 업체 법카로 금목걸이 등 2000만원 쓴 서울시 공무원

중앙일보

2026.09.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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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의 계약 체결 등 대가로 업체 대표에게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전직 서울시 공무원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21일 정보통신 보안 정책을 총괄하던 전직 서울시 과장급 공무원 A씨와 정보보호 컨설팅 업자 B씨를 각각 뇌물수수,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전경. 사진 감사원

감사원 전경. 사진 감사원

감사원은 A씨가 B씨에게 총 2906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고, 서울시가 B씨 업체와 총 16억9000만원 상당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품이 오간 건 지난해 1월부터다. B씨가 “설날에 요양병원에 있는 어머니와 하루 보내는 게 어떠냐”며 88만원 상당의 인천 고급 호텔 숙박을 제공하자 A씨는 “아우님! 감사합니다!”고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A씨는 2월 B씨 업체와의 2억4000만원 규모 용역 계약 관련 문서를 결재했다고 한다.

A씨가 B씨 업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해 5월 법인카드를 통해 51회에 걸쳐 2103만원 상당의 건강식품, 금목걸이, 고가 의류 등을 구입한 것이다. 이후 서울시와 B씨 업체 간 소프트웨어 구매 계약이 성사됐고, B씨는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서 마음 졸이고 있는데 해갈해주는 단비 같다”며 감사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 자녀 선물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확보한 메시지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2월 A씨 자녀의 대학합격 소식을 듣자 “다음번 연초에 뵐 때는 맥북 드리겠습니다^^”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A씨는 “헐 아우님! 이렇게 기뻐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동입니다. 황송합니다”라고 답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서울시가 B씨 업체와 계약해 수행한 2025년 준공검사 문서를 검토·결제했고, B씨는 다음해 1월 378만원 상당의 맥북을 A씨에 건넸다고 한다.

A씨는 2025년 5월부터 12월까지 B씨로부터 음식(4회)과 골프(1회) 등 68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애들도 좋은 데도 경험해봐야지 사회 나가서 도움이 된다”는 B씨 권유에 268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비를 수수한 의혹도 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A씨가 “특혜를 제공하도록 부당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감사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서울시는 금품을 제공한 B씨 업체에 대한 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또 퇴직한 A씨의 경우 재취업 등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인사혁신처에 비위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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