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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사슬로 38시간 결박…천안 아동학대 외할머니 “혐의 인정”

중앙일보

2026.09.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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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11세 아동 학대 사망사건 피의자인 외할머니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달 1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11세 아동 학대 사망사건 피의자인 외할머니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적장애를 가진 11살 손자를 쇠사슬로 묶어 감금하고 학대한 외할머니가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조영진 부장판사)는 21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외할머니 A씨(55·여)와 목사 B씨(62·여)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와 B씨는 지난달 5일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C군(11)이 숨진 사건과 관련, A군을 38시간 동안 결박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오후 8시49분쯤 “아이가 아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C군은 41.5도의 고열과 의식 저하 증상을 보였고 인근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치료를 받던 중 3시간 만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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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파스로 눈·입 부위 바르고 뺨 때려

재판에서 검찰은 A씨와 B씨의 공소사실을 설명하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 A씨는 C군이 버릇없이 굴었다는 말을 듣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고 학대했다”며 “특히 8월 2일 C군이 경찰관에게 보육원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물파스를 C군의 입과 눈 부위에 바르고 휴지를 입에 넣고 뺨을 때리는 등 학대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B씨는 피해자를 용이하게 관리하기 위해 쇠사슬을 이용해 묶어 놓았다”며 “피해자가 고열과 탈진 증상을 보였는데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결국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사망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11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고 있는 천안의 한 교회 목사가 지난달 14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동남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11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고 있는 천안의 한 교회 목사가 지난달 14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동남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출근하느라 자리를 비운 점, (목사 B씨의) 학대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알고 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목사 B씨는 C군에 대한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다음 기일에 공소에 대한 의견서 제출과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B씨 변호인은 “기본적으로 학대 행위 등 생각나는 부분은 대체로 인정한다”며 “사망에 이른 사건이기 때문에 기록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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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지기 전 38시간 동안 쇠사슬로 침대에 결박

검찰·경찰 수사에 따르면 C군의 외할머니 A씨와 교회 목사 B씨 등은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갈 때를 제외하고는 C군을 쇠사슬로 묶어 침대에 결박한 채 방치했다. 이들은 조사에서 “C군이 지시를 잘 따르지 않고 교회를 나가 무전취식 하는 등 관리가 어려웠다”며 결박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과정에서 C군이 숨지기 사흘 전인 지난달 2일과 3일에도 교회에서 탈출, 주변 상가의 주민에게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알린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보완 수사 과정에서 C군이 지난 7월 말과 8월 초 사이 추가 학대를 당했던 정황을 포착, 외할머니 A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외할머니 A씨는 지난 2024년 3월에도 C군을 학대한 전력이 있었지만 천안시와 경찰은 C군의 심리 상태와 장애 특성, 반복된 문제 행동, 시설 여건 등을 이유로 다시 교회로 돌려보냈다.
지난달 13일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충남 천안시청에서 위기아동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관계 부처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3일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충남 천안시청에서 위기아동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관계 부처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A씨와 함께 기소된 목사 B씨는 교회를 운영하면서 C군을 대상으로 장애인 활동사로 활동, 급여까지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C군이 쇠사슬에 묶여 있던 당시에도 장애인 활동을 지원했다고 직접 기록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천안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B씨는 C군에 대한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로 120시간을 인정받았다. 급여액은 총 276만73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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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대 목사, 장애인활동 지원금도 받아

천안시는 지난 4월 활동 지원 서비스 신청을 받았고 한 차례 이의신청을 거쳐 지난 6월 23일 서비스를 승인했다. 현행법상 장애인 직계존속 등 가족은 장애인 활동 지원사를 맡을 수 없지만, 목사는 가족관계가 아니라 활동이 가능했다고 한다. 경찰은 목사 B씨가 장애인 활동 지원사로 이름을 올린 뒤 숨진 C군을 학대하면서 급여까지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일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경찰청 등과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보완 대책’을 발표하고 1년 안에 신고가 두 번 접수되면 지방정부와 경찰이 아동을 학대 행위자로부터 떼어놓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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