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소방청 차장 직무대리가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방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소방 조직의 폐쇄적인 인사와 ‘제 식구 감싸기’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소방정 이상 지휘관 412명을 대상으로 지역 간 인사 교류가 추진된다.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는 익명 제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갑질이나 성 비위 등 중대 사안은 소방청이 직접 감찰한다.
소방청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소방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20대 여성 소방관이 회식 참여 강요와 부당한 업무 지시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광주소방본부가 유족의 감찰 요구를 묵살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국무조정실 조사에서 고인이 호소한 피해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후 소방청이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사적 이익 요구와 부당한 음주문화, 비인격적 대우 등을 겪고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70% 안팎에 달했다. 하지만 감찰부서 제보 등 공식 절차를 이용한 비율은 0.8~3.3%에 그쳤다. 제보자의 익명성이 보장될 것이라는 신뢰도도 7점 만점에 3.99점으로 16개 항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광주 광산소방서의 전경. 중앙포토
이에 소방청은 한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형성된 온정주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소방정 이상 지휘관을 소방청이나 다른 시·도로 전보ㆍ파견할 계획이다. 대상은 시·도 소속 소방정 394명과 소방준감 18명 등 412명이다. 대통령과 소방청장이 필요한 경우 소방정 이상 지휘관을 전보할 수 있도록 한 소방공무원법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소방청은 연말까지 하위법령을 마련한 뒤 내년 초 인사 교류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감찰의 독립성도 강화한다. 특별감찰단을 꾸려 시·도간 교차 감찰을 실시하고, 변호사와 노무사 등 외부 전문가를 조사에 참여한다. 비위 대상자가 소방령 이상이거나 갑질ㆍ성 비위 등 중대 사안이면 소방청이 직접 조사한다.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는 접속 기록이 남지 않는 ‘익명 제보 시스템’을 도입한다. 신고자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행위도 별도로 감찰한다. 김재홍 소방청 차장 직무대리는 “말할 수 있는 조직, 말한 것이 확인되는 조직, 확인된 것이 바로잡히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