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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마켓 나우]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가져올 변화

중앙일보

2026.09.21 08:04 2026.09.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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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는 여야 합의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상장기업의 경영권 지분이 넘어갈 때 소액주주 지분의 일부도 함께 사들이도록 의무화하는 이른바 의무공개매수 제도다. 전체회의를 여야 합의로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서 뒤집히는 일은 드물다는 점에서 사실상 도입이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존에 제기됐던 두 가지 핵심 쟁점도 이제 명확히 정리됐다. 적용 대상은 ‘25% 이상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로 확정됐고, 이미 25%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더 중요한 것은 공개매수 범위인데, 애초 논의되던 ‘대통령령 위임’ 방식 대신 ‘발행주식의 50%+1주 이상’이라는 구체적 수치가 법률에 직접 명시됐다. 시행령에 맡기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제재 수위도 법률에 명기했는데,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기존 일반 공개매수 위반보다 훨씬 무거운 형량이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이번 제도가 시행되면, 최대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지분을 넘길 때 일반주주도 동일한 가격에 보유지분의 일부를 매도할 기회를 갖게 된다. 경영권 거래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모든 주주가 나눠 갖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이 변화가 자본시장에 가져올 순기능은 분명하다. 소액주주 보호라는 본래 취지가 실현되는 것은 물론, 지배구조 리스크가 낮아지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다만 이 변화가 시장에 던지는 숙제도 가볍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인수자금 부담의 증가다. 지금까지는 경영권 지분만 확보하면 충분했지만, 앞으로는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50%+1주 이상을 사들여야 한다. 이미 상장사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 M&A 시장에서는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상장사의 경영권 인수 거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행히 이런 우려를 완화하려는 보완책도 개정안에 담겼다. 이미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로 매수하는 경우나, 부실징후 또는 회생절차가 개시된 기업의 주식을 인수하는 경우는 적용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했다. 구조조정이 시급한 기업까지 이 제도에 발이 묶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렇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특정 주주가 독식하던 시대가 저물게 되었다. 법 시행까지는 아직 1년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으니, 그 사이 시장이 새로운 규제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 지금부터 지켜볼 일이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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